[설 공연가] 연극·마당놀이 보러 갈까, 대작 뮤지컬 즐길까 기사의 사진
최근 개막한 연극 ‘3월의 눈’의 한 장면. 장오가 평생 살던 한옥이 팔려나가면서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나기 전에 아내 이순과 상념에 젖어 있다.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보기 좋은 작품이다. 국립극단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설 연휴를 맞아 공연장 나들이는 어떨까. 연휴가 불과 4일밖에 되지 않아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평소 보지 못한 공연을 몰아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겠다. 2월은 공연계에서 비수기이지만 볼만한 작품이 줄지어서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기대할 만한 배우가 즐비한 연극과 마당놀이, 작품성 높은 대작 뮤지컬도 있다. 알차게 차려진 특별 할인과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연극 ‘3월의 눈’과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중견 배우가 포진해 가족 나들이에 좋은 작품이다. 내용도 가족이 생각날 법한 것이다.

국립극단의 ‘3월의 눈’은 3년 만에 돌아왔다. 배삼식이 극작, 손진책이 연출했다. 장오(오현경 오영수)와 아내 이순(손숙 정영숙)이 손자를 위해 평생 산 한옥을 팔고 떠날 준비를 하면서 느끼는 정서를 담았다. 내릴 땐 찬란하지만 금방 사라지는 3월의 눈을 인생에 빗대 생각할 여지를 준다.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에서 두 달째 오르고 있다. 세대를 초월해 인기가 높은 배우 이순재와 신구가 앙리할아버지를 연기한다. 지난달 소극장 연극으로는 이례적으로 유료 객석 점유율 94%를 돌파하면서 폐막일이 일주일 미뤄졌다. 17∼18일에는 굿바이 이벤트로 배우들의 무대 인사 등 이벤트가 있다.

연극 ‘미저리’와 ‘리차드 3세’는 영화와 드라마 속의 스타들이 처음이거나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를 기대할 만하다.

동명의 소설과 영화로 유명한 ‘미저리’는 작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광기 어린 집착을 담은 스릴러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을 받은 김상중이 드라마를 주로 하다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면서 관심을 모았다. 김승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에 첫 도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을 올렸다.

10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황정민이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준비했다는 ‘리차드 3세’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15∼18일 설 연휴에는 20% 특별 할인에 돌입한다. 관람 포인트는 새롭고 현대적으로 풀어낸 대사와 오랜만에 연극으로 돌아온 황정민 김여진 정웅인의 연기다.

가족 관객이 객석에 유독 북적이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와 ‘캣츠’는 대작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순항 중이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지난해 7년 만에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빌리 엘리어트’는 설 연휴 기간인 18일까지 최대 30% 특별 할인을 한다. 지난 5일 83회 공연을 기준으로 객석 점유율 91%, 티켓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평점 9.5점을 기록하면서 사랑을 받고 있다. 발레를 사랑하는 소년 빌리가 꿈을 좇아가는 여정을 그려낸 뮤지컬이다.

전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한 앙코르 공연 중인 ‘캣츠’는 대표곡 ‘메모리(Memory)’로 잘 알려졌다. 이번 시즌은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 호주 시드니 프로덕션의 구성 중에서 최고만을 뽑아 만들었다고 한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를 담은 뮤지컬이다. 15∼18일 최대 30% 특별 할인한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뮤지컬 ‘레드북’과 ‘킹키부츠’는 젊은층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두 작품은 모두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의 삶을 사는 인물의 이야기다.

2016년 공연 예술 창작산실 우수 신작에 선정된 ‘레드북’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최근 공연에 돌입했다. 영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슬플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하는 안나와 고지식한 변호사 청년 브라운의 이야기다. 배우 아이비와 유리아가 성과 사랑에 당당하고 솔직하게 맞서는 안나를 연기한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하는 ‘킹키부츠’는 설 연휴를 맞아 15∼22일 30% 특별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15∼18일에는 ‘꽝’ 없는 ‘킹키복권’ 이벤트를 열고 선물 보따리를 푼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편견을 깨고 빨간 힐을 신은 두 남자 찰리는 김호영 김석훈 박강현, 롤라는 정성화 최재림이 맡아 연기하고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이 아닌 다른 공연이 끌린다면 오페라와 발레, 마당놀이를 추천한다. 국립극장의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는 심봉사와 뺑덕을 원작과 다르게 표현했다. 심봉사는 욕망을 겉으로 드러낸 능구렁이, 뺑덕은 심봉사의 과장 광고에 속아 넘어간 희생자로 개성 있게 나타냈다. 한마디로 전 세대를 위한 ‘웃음 폭탄’이다.

연휴를 오페라와 발레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와 발레 명작 실황을 프리뷰로 만날 기회가 생겼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은 17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산하 로열발레의 발레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상영한다. 이튿날에는 로열오페라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국내 최초로 상영할 계획이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