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예방은 평생의 소명… “의사는 예수님 마음 가져야”

‘한국 안과계 산 역사’ 구본술 한국실명예방재단 명예회장

실명예방은 평생의 소명… “의사는 예수님 마음 가져야” 기사의 사진
구본술 한국실명예방재단 명예회장(왼쪽)이 안과 의사 시절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한국실명예방재단 제공
구본술(93) 한국실명예방재단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실명예방 활동을 정착시키고 평생을 안과 의사로 헌신한 인물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 당시 성서조선 발행인이자 독립유공자로 유명한 김교신 선생의 얼마 남지 않은 생존 제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한국실명예방재단에서 ‘한국 안과계의 산 역사’로 불리는 구 회장을 만났다.

구 회장은 194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50년 11월부터 수도육군병원에서 육군 안과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총탄에 양쪽 눈을 다 잃은 환자, 외상을 입지 않은 쪽의 눈까지 염증이 생겨 심하면 실명에 이르는 ‘교감성 안염’ 환자 수천명을 열악한 시설의 병원에서 치료해야 했다. 소염제가 없어서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를 안타깝게 지켜보기만 해야 할 때도 많았다.

전쟁이 끝난 뒤 국립의료원 안과 과장으로 근무하던 그는 1958년 당시 북유럽에서 재활의학 차원의 실명예방 활동을 벌이는 의사들이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 이후 미국 라이온스클럽이 헬렌 켈러의 영향으로 실명예방재단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본격 관심을 갖게 됐다. 1966년에는 미국 국방부 병리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실명예방 활동을 깊이 배우게 됐다.

구 회장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1973년 11월 한국실명예방협회를 세웠다. 협회라고 해도 사무실 한 칸에 책상 하나, 사무장 한 명이 전부였다. 그는 이후 혼자서 농어촌을 돌며 백내장 환자를 수술하고 저시력 아동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이 활동은 45년 동안 이어져 한국실명예방재단의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치료 인원은 개안수술 3만2023명, 취학 전 아동 검진 831만7740명 등에 이른다. 2013년부터는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병원에서 백내장 수술, 안과 무료 진료 등을 이어오고 있다.

김교신은 구 회장이 안과 의사로 평생을 헌신하는 데 있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구 회장은 1939년 경기중학교 3학년 당시 이와무라 교장의 초빙을 받아 부임한 김교신 선생을 처음 만났다. 이후 의학교에 입학했지만 공부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김교신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구 회장은 “당시 김교신 선생이 의학은 인류와 민족을 위한 헌신적인 일이라며 독려했기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대학병원 안과교수 시절, 그는 의대생들에게 “주사 하나를 놔도 ‘따끔합니다’ 하고 미리 말하며 환자의 입장을 살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구 회장은 인터뷰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당부를 덧붙였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려서 교회가 타락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신자 각자가 성경 말씀을 제대로 알고 하나님 앞에 서는 게 절실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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