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웅] 클로이 김 “행복의 눈물이… 많은 희생 부모님께 감사” 기사의 사진
미국의 ‘스노보드 천재’ 클로이 김이 13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경기를 마친 뒤 점수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클로이 김은 98.25점(만점 100점)을 받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AP뉴시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金 재미교포 클로이 김

“할머니 위해 뛰겠다고 생각
함께 쇼핑 갈 기대에 부풀어”
아버지 “이 순간을 오랫동안
꿈꿔왔는데 이뤄졌다” 감격

98.25점 환상적 기술 선보여
4살 때 입문 ‘스노보드 천재’

“아래에서 이 경기를 보시는 할머니를 위해서 뛰겠다고 생각했다. (경기를 마친 뒤) 할머니와 쇼핑을 함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클로이 김(18·미국)은 기자회견장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을 응원해준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부모님이 태어난 나라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할머니가 보는 앞에서 딴 금메달은 그에게 더욱 값진 의미였다.

‘스노보드 천재’ 클로이 김은 13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명실상부한 ‘클로이 김 시대’가 열렸음을 선포했다.

결선 1차 시기에서부터 클로이 김은 고난도 연기를 조그만 오류도 없이 성공했다.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엄청난 높이에 회전과 착지 모두 완벽했다. 93.75점(만점 100점)을 획득, 1위에 올랐다. 2차 시기에서는 착지 과정에서의 실수로 미끄러져 41.50점에 그쳤다. 12명의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나선 클로이 김은 3차 시기에서 다른 선수 누구도 93.75점을 뛰어넘지 못해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하프파이프 결선은 1∼3차 시기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른다.

금메달을 확정 지은 클로이 김은 마지막 3차 시기를 앞두고 트위터에 “아침에 샌드위치를 다 먹지 않은 게 후회된다. 괜한 고집을 부렸다. 이제야 배가 고파서 화가 난다”는 글을 올릴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3차 시기에 뛴 클로이 김은 환상적인 기술을 보여주며 만점에 가까운 98.25점을 받았다. 은메달은 중국의 류지아위(2차 시기 89.75점), 동메달은 미국의 아리엘 골드(3차 시기 85.75점)가 가져갔다. 클로이 김과 류지아위의 점수 차는 8.5점이나 됐다.

시상대에서 클로이 김은 시상품으로 어사화를 쓴 수호랑을 받았고 잠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오랫동안 훈련을 해왔고 드디어 여기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시상대에서 흘린 눈물에 대해 “인간으로서, 운동선수로서 아주 좋은 결과를 받았다는 생각에 흘린 ‘행복의 눈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사화를 쓴 수호랑은 정말 귀엽다”며 해맑은 소녀로서의 만족감도 표했다. 배가 고픈데 축하를 위해 어떤 음식을 먹고 싶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클로이 김은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그리고 하와이안 피자를 먹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인 부모를 둔 클로이 김은 부모의 나라에서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 그는 “아버지(김종진)는 나를 위해 많은 걸 희생했다”며 “딸이 스노보드에 열정을 가졌다는 이유로 일도 그만두고 뒷바라지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종진씨는 딸의 우승이 확정되자 “드디어 금메달”이라고 환호성을 터뜨렸다. 또 그는 “이 순간을 오랫동안 꿈꿔 왔는데 드디어 이루어졌다”며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난 클로이 김은 4세 때부터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6세 때 전미스노보드연합회에서 주최한 내셔널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천재성을 나타냈다. 그는 2015년엔 동계 엑스게임(여러 가지 묘기를 펼치는 레저스포츠) 사상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14세 때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엔 나이 제한(15세 미만)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다. 2016년 2월 US그랑프리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1080도 회전(공중 3회전)에 연속 성공했다. 100점 만점이라는 경이로운 점수도 받았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만점을 받기는 남자 부문의 전설 숀 화이트에 이은 사상 두 번째였다.

평창=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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