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답안지 나왔는데… 朴 전대통령 선고는?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최순실에 중형 선고한
형사합의22부 朴 사건도 심리
공동정범으로 중형 면치 못할 듯
혐의도 崔보다 3개 더 많아

최순실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의 판단은 박근혜(사진) 전 대통령 선고 결과의 예비 답안지에 가깝다. 같은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재판부가 13일 최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만큼 공모공동정범 관계에 있는 박 전 대통령도 중형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최씨를 기소한 혐의 대부분은 박 전 대통령이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 최씨 혐의 19개 중 더블루K 연구용역비 편취, 증거인멸교사 등 4개 혐의만 제외하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혐의는 거의 같다. 최씨에 대한 판결이 박 전 대통령 선고 결과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삼성의 승마 지원 등 거의 모든 혐의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관여를 인정했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각종 지원을 요청했고, 이를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실현되도록 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은 국민이 부여한 헌법상 권한을 방기하고 사인(私人)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그 위세를 업고 사익을 추구한 최씨”라고 질타했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기 전까지 같은 재판부의 같은 법정에 나와 나란히 재판을 받아 왔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유무죄 판단 결과는 일치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 심리는 현재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만 남겨둔 상태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4∼5회 심리를 더 진행한 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 달 내로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좋지 않다. 혐의가 21개로 최씨보다 더 많다. 최씨는 상고심 판단을 남겨둔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 외에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지는 않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 4·13 총선 개입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여기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CJ 이미경 회장 퇴진 압박 등 혐의에 대한 판단도 남아 있다.

이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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