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매매 증시 복병… 개인자산관리에도 쓰여 걱정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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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美증시 폭락 불러
공포 커지면 자동 매물폭탄

일부 로보어드바이저도
초단타 알고리즘 매매
정부, 연내 일임계약 허용
작은 쇼크에 대량 매매 위험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오후 3시3분부터 약 9분 사이 3.5% 급락했다. 인간이 낸 주문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단기 급락)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알고리즘 매매가 충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매매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새로운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알고리즘 매매는 통상 프로그램 매매로 알려져 있다. 인간이 최종 개입하지 않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동 주문이 이뤄지는 매매 기법을 뜻한다. 금융 당국 등이 알고리즘 매매로 인한 ‘쏠림현상’을 막을 제어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전체 거래대금 중 프로그램 매매로 이뤄진 주식매도 금액 비중은 지난해 말 22.4%를 차지했다. 2009년 말(11.3%)과 비교하면 배가 늘었다.

알고리즘 매매는 증권사 등 기관이 주로 이용한다. 전문가들은 다우지수 폭락 당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일정 기준을 넘어서며 기계적 매물이 쏟아졌다고 분석한다. 다우지수는 2010년 5월에도 이런 초단타 매매의 영향으로 5분 사이에 9.2% 급락했었다.

문제는 알고리즘 매매가 점점 일반 개인의 자산관리 및 주문에도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er)다. 저렴한 수수료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 5400억 달러에서 2022년 8조200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원래 로보어드바이저는 소액 투자 자산을 주식, 채권 등에 적절히 배분하는 용도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초단타 알고리즘 매매를 접목한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소액 투자자일수록 당장 돈을 버는 게 관심사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로보어드바이저가 헤지펀드 전략을 추종하는 식으로 혼재돼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특정 요건을 심사하는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올해 비대면 투자일임계약을 허용키로 했다. 인터넷으로 쉽게 가입이 가능해진다. 테스트베드를 통과하면 최종 주문까지 사람 개입 없이 완전 자동으로 작동하는 게 가능하다. 다만 테스트베드에선 주문 오류, 해킹 등은 점검하지만 알고리즘으로 발생할 수 있는 쏠림현상 등을 점검하지는 않는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연구원은 “시장에 작은 쇼크가 왔을 때도 모두 같은 자동화 시스템이 작동돼 대량 매매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이희상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사람이 할 일을 알고리즘이 대체하다 보니 이전과 다른 매매 형태가 나올 수 있다”며 “빠른 시간에 거래 폭주를 막는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안규영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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