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편의점주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는 점주들의 열악한 노동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조사에 응한 서울 소재 점주 951명의 노동시간은 주당 평균 65.7시간이었다. 전체 자영업자 평균보다도 17.4시간이 더 많다. 휴무일도 월 평균 2.4일에 불과했고 37.9%는 하루도 쉬지 않았다고 했다. 점주들이 장시간 노동으로 만성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365일 24시간 의무영업이란 족쇄의 영향이 크다. 특히 심야시간대(오전 1∼6시) 영업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편의점 본사들은 점주들에게 연중 무휴, 24시간 영업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 심야영업을 하면 손해가 발생하거나 질병 등 특별히 불가피한 경우에는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2013년 가맹사업법이 개정됐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점주들은 수익 추가 배분율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거나 전기료 지원 등 인센티브를 받으려면 심야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과당경쟁으로 인해 편의점은 대표적인 영세자영업종이 된지 오래다. 연중 무휴 24시간 영업이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하겠지만 점주들의 휴식권, 건강권을 생각하면 제도 개선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 시민의 65.3%가 명절 자율휴무제에, 71.4%가 심야시간 자율휴무에 찬성한 것을 보면 시민 반발은 핑곗거리가 될 수 없다. 명절 당일·심야시간 순번제 영업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면 소비자 불편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편의점 본사와 점주, 소비자들이 상생 자율협약을 통해 개선해 가는 게 최선이겠지만 과로노동이 본사와 점주 간 갑을 관계에 의한 구조적인 문제라면 행정당국이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일요일과 심야영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출혈경쟁과 과로노동을 유발시키는 본사의 무분별한 점포 신설을 규제할 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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