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고용지표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실업자수가 102만명으로 7개월 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청년실업률은 8.7%로 1년 전보다 더 악화됐다. 취업자수가 1년 전보다 33만4000명 증가했지만 지난해 상황이 워낙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낙관할 일이 아니다. 며칠 전에는 지난달 실업급여 신청자가 15만2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라는 고용노동부 발표도 있었다. GM은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혀 대량 실직사태가 불가피하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걸고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했는데 관련 지표는 거꾸로 가고 있으니 일자리 정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된 결과다. 현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반시장적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도 일자리를 오히려 줄어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구조개혁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산업 구조조정과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 규제개혁을 등한시한 결과가 일자리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장기 불황에 허덕이는 조선업에 이어 자동차산업도 어렵다. 과거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던 대표 산업들이다. 이제는 썩은 부위를 잘라내고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해야 한다. 천수답처럼 업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계속할 수는 없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욕 얻어먹고 표 깎일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노동개혁과 세제개혁을 밀어붙인 데 이어 2022년까지 공무원 12만명을 감축하겠다며 철밥통 ‘요새’ 깨기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66%에 달했던 지지율이 30%대로 반 토막이 나도 뚝심 있게 정책을 밀고 나갔다. 그 결과 프랑스 실업률은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제조업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150개 글로벌 기업 대표들과 만나 35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따냈다. 우리는 들어와 있는 기업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GM이 한국 시장 철수까지 검토하는 것은 경영을 잘못한 GM에 1차적 책임이 있지만 생산성이 떨어지는데도 제 밥그릇만 챙긴 강성 노조 때문이기도 하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버틸 수 있는 기업은 없다. 한국GM 군산공장 노조는 “회사 측의 일방적인 공장 폐쇄를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정부는 청산하는 게 낫다는 성동조선·STX조선해양 퇴출도 미적대고 있다. 이러다간 공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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