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정부 청와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과 관련,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힐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또다시 불발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밤늦게 이 전 대통령 측근인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권 부장판사는 “혐의 소명 정도에 비춰 피의자가 죄책을 다툴 여지가 있으며 주거가 일정하고 소환에 응하고 있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장 전 기획관은 2008년 청와대 정무비서관 당시 18대 총선을 앞두고 국정원 특활비 10억원을 받아 여론조사를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이기도 한 장 전 기획관은 현재도 이 전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는 최측근이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장 전 기획관의 신병을 확보해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14일 “장 전 기획관이 불법 수수한 액수가 상당히 크고 공무원이 직접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이론의 여지 없이 불법적이다. 영장 기각을 수긍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국정원 특활비 유용 윗선을 밝힐 주요 인물에 대한 영장 기각은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을 받아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두 차례 연속 기각됐다. 장 전 비서관이 당시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를 막으라는 윗선 지시를 밝힐 핵심 인물이라고 봤던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에 강하게 반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으로 향하는 길목이 묘하게 자꾸 막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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