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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中·伊 연구진, 시신 2구 이용 ‘머리와 몸 연결’ 성공 주장

‘하나님이 주신 사람 형상’ 훼손 우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中·伊 연구진, 시신 2구 이용 ‘머리와 몸 연결’ 성공 주장 기사의 사진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전문의인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가 2016년 자신의 실험실에서 뇌 단층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세르지오 카나베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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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마비자의 머리에 뇌사자의 몸을 이식하면 어떻게 될까. 중국과 이탈리아 연구진은 한 사람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비록 시신 2구를 이용해 신경의 전기 자극을 연결한 것이지만 전혀 다른 몸과 머리를 잇는 ‘머리 이식’의 가능성을 열어둔 수술이었다. 기독교계는 급변하는 의료기술에 맞춰 구체적 논의가 발 빠르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전문의인 세르지오 카나베로는 지난해 11월 “중국 하얼빈의대 런샤오핑 교수팀과 시신의 머리를 이식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한 사람의 시신에서 머리를 자른 뒤 신경과 혈관을 PEG라는 생물학적 접착제로 다른 사람 시신에 붙였다. 그 후 전기 자극을 신경에 흘려 자극의 전달을 확인했다. 카나베로 교수는 “다음에는 뇌사 판정을 받은 사람의 머리를 이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전한 머리 이식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인 분위기다. 강경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로 다른 몸과 머리가 이어지면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며 “중추신경뿐 아니라 신경계와 혈관을 포함하는 뇌 전체 조직을 이식하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사람의 머리를 이식한다면 생명을 며칠간 지속하는지와 면역 억제제를 얼마나 투여해야 하는지, 팔과 다리 등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뇌사자를 실험체로 쓰기에는 되살아나는 뇌사자가 있는 등 그 판별 기준도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기독교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형철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사무총장은 “사람의 형상은 하나님이 주신 것인데 이를 훼손해선 안 된다”며 “장기 이식과 달리 머리 이식은 사람의 얼굴을 원숭이나 다른 동물의 몸에 이식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일수 고려대 법대 명예교수는 “남성의 머리를 여성의 몸에 이식한다면 오늘날 성 정체성 혼란에 비교할 수 없는 근본적인 혼란이 오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머리 이식은 현행법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서 장기는 내장 또는 조직을 일컫는데 머리를 제외한 몸 전체를 장기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법의 명확한 기준들이 사전에 설정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료기술의 발달이 종교적·사회적 논의와 발맞춰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총장은 “의료기술로 생명을 보존하는 일은 아름답지만 기독교 생명윤리와 하나님 말씀에 근거해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성 루터대 윤리학 교수는 “생체 이식에 관해서는 종교계가 뚜렷한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 듯하다”며 “과학의 발전을 두고 신학적 견해만 고집하는 것도 자중해야 하지만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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