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말·말·말… 1988-2018 올림픽을 증언하다 기사의 사진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 중인 ‘두 번의 올림픽, 두 개의 올림픽’ 전시 전경. 자원봉사자 인터뷰 영상을 통해 1988 서울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교해볼 수 있다. 문화역서울28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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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산증인’ 자원봉사자 인터뷰 영상 작품으로 설치… 두 대회의 의미·변천사 담아
88올림픽 성화·호돌이 상품 당시 포스터·기념물 등 전시 봅슬레이 VR 체험 공간도


“선수들은 열심히 운동해서 메달을 땁니다. (자원봉사자인) 저는 마음속에 금메달이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1988 서울올림픽 자원봉사자 이형용씨)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 자체가 매력적인 일이잖아요. 올림픽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2018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김진영씨)

연일 메달 낭보가 전해지며 평창 동계올림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올림픽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들의 시선을 통해 올림픽의 변천사를 짚어보는 것이다.

서울 중구 옛 서울역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에서는 ‘두 번의 올림픽, 두 개의 올림픽’ 전시가 진행 중이다. 30년 시차를 두고 개최된 서울올림픽과 평창올림픽, 그리고 연이어 열린 두 패럴림픽의 시대상과 디자인을 비교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위원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등과 협력해 마련했다. 핫 코너는 그때와 현재 자원봉사자들의 인터뷰 영상이다. 선수 중심이 아니라 그늘에서 행사를 빛냈던 자원봉사자를 통해 두 올림픽이 한국인에게 갖는 의미를 짚어보자는 취지다.

22일 찾은 전시장에는 설산을 연상시키는 흰색 피라미드 구축물이 겹으로 쳐져 있고 그 안에서 많은 인터뷰 영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88올림픽 때 자원봉사자로 나섰던 그들은 머리 희끗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다. 이번 봉사자들은 그들의 자식뻘이 돼 보여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88년 당시 2만7000여명, 2018년 1만5000명 자원봉사자의 열정과 포부를 육성을 통해 보여주는 최현주 작가의 ‘더 볼런티어’ 작품이다.

88올림픽은 한국사회에 자원봉사 문화의 신호탄이 됐다. 그때의 자긍심 때문에 스포츠 제전 때마다 자원봉사를 했고, 이번에는 성화 봉송을 했다는 중소기업 사장 이형용씨는 “88올림픽을 치르며 무단횡단 안하기, 줄서기 같은 사회 계몽운동이 이뤄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서울올림픽 이후 중국 소련 등 공산국가가 장막을 열고 교류가 이뤄졌는데 이번에도 그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세태 변화도 있다. 88올림픽 때는 말 그대로 헌신 그 자체였다면 요즘 세대에선 ‘스펙쌓기’의 일면도 엿보인다. 올림픽은 미의 제전이기도 하다. 전시장엔 올림픽 예술 포스터와 행사 포스터 휘장 마스코트 등이 나와 미적 감각의 변화도 볼 수 있다. 88올림픽 휘장 스케치 원본,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의 아버지 격인 88올림픽 때의 ‘호돌이’의 도안 과정도 볼 수 있다. 호돌이가 쓴 상모는 ‘WELCOME’ 등 여러 영어 글씨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신의 한수’였다. 88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 곰두리를 제작한 디자이너 성낙훈씨의 얘기는 뭉클하다. 성씨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85년 세상을 떠나면서 대표작 곰두리가 유작이 됐다. 성화봉, 경기장 입장권, 호돌이 인형, 자원봉사자 의상 등 올림픽 관련 추억의 기념물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속 건물인 RTO공연장에선 첨단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수호랑 모형의 인공지능 로봇은 사람과 대화한다. “너 너무 귀여워”라고 인사를 건네자 “당신이 훨씬 예뻐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봅슬레이를 하는 가상현실(VR) 체험은 스릴 만점이다. 오는 3월 18일까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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