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한달… 가해자 공통점은 “왕성히 활동하는 현역”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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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연기·문학 대가들 성폭력 드러나 충격 일파만파
국립극장장 하마평 김석만 최일화 연극배우協 이사장 가해자로 지목되자 “사죄”
시사만화가 박재동도 의혹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26일 한 달을 맞았다. 법조계의 미투는 금세 문화예술계로 퍼졌고 속속 새로운 가해자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5명의 가해자가 확인됐다. 문화예술계가 성추문으로 초토화되고 있다.

최근 국립극장장 하마평에도 올랐던 김석만 연출가의 과거 성폭력이 이날 밝혀졌다. 중앙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였던 그는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을 지낸 연극계 대표 연출가다. 그는 “교수로서 부끄럽고 피해자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한예종은 연극원 명예교수인 그를 해촉하기로 했다.

김 연출가에게 21년 전 피해를 당했다는 고발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나왔다. 피해자는 “만약 당신이 국립극장장이 된다면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게 되겠지. 이것이 내가 당신을 세상에 알리는 이유”라고 했다. 김 연출가는 국립극장장 후보에서 제외됐다.

배우 오달수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오달수와 함께 전직 연희단거리패 단원이었다는 A씨는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잠시 이야기하자고 해서 따라갔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못했던 일”이라며 “따라갔기 때문에 내 잘못이 아닌가, 자존감이 추락했다”고 말했다. 보도 이후에도 오달수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일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은 자신의 성폭력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현재 맡고 있는 이사장직, 세종대 지도 교수직 등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했다. 스스로는 성추행이었다고 했으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일화는 성폭행에 대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최경성 전 극단 명태 대표도 이날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12년차 연극배우 송원은 이날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쾌한 성적 농담을 하고, 손을 주무르고 허벅지를 더듬었고, 모텔로 끌어들여 추행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무조건 사과한다”고 했다. 시사만화계 거장 박재동 화백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웹툰 작가 이태경은 SBS 방송에서 박 화백이 2011년 치마 사이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이로써 문화예술계에서만 배우 이명행과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연출가를 시작으로 인간문화재 하용부, 스타 배우 조민기와 조재현,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 뮤지컬 ‘명성황후’의 윤호진 연출가, 한명구 서울예대 교수, 김석만 연출가, 최경성 대표, 박 화백 등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공개된 인물만 10여명. 하지만 “빙산의 일각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감지되고 있다.

가해자들에 대한 조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하용부씨가 인간문화재 반납 신청을 하면 무형문화재위원회를 거쳐 해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예술계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예술인 중심으로 꾸려진 단체 ‘프로그램 제작소’는 이윤택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민기와 최일화는 각각 새로 시작되는 드라마에 출연 예정이었으나 성추문으로 즉각 하차했다. 조재현은 지난 24일 성추행을 인정하며 모든 활동을 접겠다고 했다. 현재 출연 중인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는 주연급으로 나오고 있어 당장 조재현 분량을 고스란히 들어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관객과 시청자 반응도 싸늘하다. 지난 2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인들의 ‘위드유’ 집회가 열렸다.

전주=김용권 기자, 문수정 권준협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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