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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정진완] 패럴림픽에 또 하나의 선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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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부터 세계 최고의 장애인 동계스포츠 선수들이 펼치는 패럴림픽이 열린다. 평창패럴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인 49개국 570명의 선수가 6개 종목에 출전하고 평창, 강릉, 정선 경기장에서 80개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한국은 자력으로 전 종목 출전권을 획득했으며 3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이다. 설원을 누비며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집중력을 요하는 사격이 포함된 바이애슬론에서는 끈기와 정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이애슬론에서는 시각장애 선수들이 헤드폰을 끼고 과녁을 명중하는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헤드폰에서 나오는 일정한 소리가 표적을 알려주면 보이지 않는 과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다.

시각장애 선수들이 앞선 가이드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동반 레이스를 펼치는 시각 알파인 스키, 앉아서 쏜살같이 슬로프를 질주하는 좌식 알파인 스키는 현장에서 눈으로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멋진 장면이다. 젊은 선수들의 발랄함이 가득한 스노보드는 이번 대회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의족을 착용하고 슬로프를 자유자재로 회전하고 점프하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가장 격렬한 종목인 아이스하키는 패럴림픽 종목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썰매를 타고 상대팀을 이리저리 제치고 얻어내는 골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평창의 기적을 일군 컬링. 장애인들이 하는 휠체어컬링은 2010년 밴쿠버 동계패럴림픽에서 이미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컬링과 달리 스위핑이 없는 휠체어컬링은 보다 정확한 투구가 필요하고 전술과 전략이 중요하다. 침착하게 자신의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들의 평정심과 팀워크를 보면 듬직함이 느껴지고, 밀고 당기는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우리 국민들은 장애인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장애인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스포츠를 직접 보게 된다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패럴림픽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88서울패럴림픽은 올림픽 개최지에서 패럴림픽을 동반 개최한 최초이자 성공적인 대회로 기록됐다. ‘전 세계 패럴림픽 발전의 거대한 진보’라는 표현과 함께 현대 패럴림픽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패럴림픽은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와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패럴림픽 폐회식에서는 한국인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황연대 성취상’도 수여된다.

서울패럴림픽 30년 만에 평창 동계패럴림픽으로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됐다. 대회 관계자들은 ‘패럴림픽 성공이 진정한 올림픽의 완성’이라는 슬로건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공의 기준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과 선수들의 땀, 열정에 열광하며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패럴림픽을 바라보며 훈련에 매진해 온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 또한 국민들이 함께할 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스포츠의 지속적 발전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다름에 인색했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이 꽃 피울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만들어지고 모두가 행복한 통합사회를 이루려면 이번 동계패럴림픽이 성공해야 한다. 입장권 매진만으로 대회 성공 여부를 가늠한다면 학생이나 공무원, 기업체 직원 등 단체 동원으로 가능하다. 그보다는 관중이 ‘또 하나의 선수’로서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대회를 기대한다. 강릉, 평창 그리고 정선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선수들을 즐겁게 응원하며 경기를 만끽하는 패럴림픽의 진정한 주인공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정진완 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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