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뉴 코리안’의 4년 후 도전 기사의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유난히 많은 귀화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선수층이 얇은 우리 겨울스포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다. 아이스하키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바이애슬론, 스키, 피겨, 루지 등 취약 종목에서도 ‘푸른 눈의 한국인’들이 출전했다. 역대 동계올림픽 주최국 가운데 가장 많은 19명의 귀화선수가 경기장을 누빈 것이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이들은 한국을 떠나지 않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귀화한 티모페이 랍신(바이애슬론)은 여자친구인 우크라이나 바이애슬론 선수 올가 아브라모바와 올해 결혼하면 신접살림을 아예 강릉에 차릴 계획이다. 한국에서 베이징 대회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다. 남자 아이스하키의 귀화 선수들도 4년 후까지 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관심을 끄는 선수는 피겨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이다. 재미교포 2세인 민유라는 한국·미국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었으나 평창올림픽 출전을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했고, 겜린도 미국에서 귀화했다. 이들은 한국 선수 최초로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부문에 짝을 이뤄 18위를 기록했다. 한복을 입고 ‘홀로 아리랑’에 맞춘 연기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두 선수는 베이징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펀딩 사이트 ‘고 펀드 미(Go Fund Me)’를 통해 후원금을 모아왔다. 소액에 그치던 후원금은 평창대회를 계기로 급증했다. 불과 1주일 만에 목표액인 10만 달러를 훌쩍 넘은 12만4340달러가 모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도 1000달러를 후원했다.

흥이 넘친다고 해서 ‘흥유라’라는 애칭을 얻은 민유라는 목표 금액을 넘기자 지난달 27일 모금 중단을 선언했다. 그 이유에 대해 “부모님이 걱정하시네요. 후원금이 너무 많으면 게을러지고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이 없어진다고요”라고 했다. 4년 후 ‘뉴 코리안’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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