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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그레이엄, 그는 여행을 끝내고 천국에 계십니다”

‘세계적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 장례식 엄수

“빌리 그레이엄, 그는 여행을 끝내고 천국에 계십니다” 기사의 사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장례식이 열린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 앞으로 관이 옮겨지고 있다. 이날 각계 인사 2000여명이 장례식에 참석해 그레이엄 목사의 영면을 애도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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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항상 천국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수백만 성도들에게 어떻게 천국을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셨지요. 이제 그분은 천국에 계십니다. 그의 여행은 끝났습니다.”

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목사가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아주 샬럿에 위치한 빌리그레이엄도서관 인근에서 거행된 장례식장에서 청중들에게 한 이야기다. 많은 조문객이 프랭클린과 함께 고인이 남긴 일생을 회고하며 하나님 계신 곳으로 떠난 그레이엄 목사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

장례식은 2601㎡ 크기의 대형 천막에서 진행됐다. 이 천막은 그레이엄 목사가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1949년 LA 십자군운동 당시 활용된 천막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장례식은 그레이엄 목사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십자군운동이었던 셈이다.

유가족들은 인사말을 통해 그레이엄 목사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유가족들이 기억하는 그레이엄 목사는 전세계 기독교인들이 기억하는 ‘부흥사’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아들 프랭클린은 “세계가 TV나 대형 경기장에서 본 빌리 그레이엄이 바로 가정에서의 빌리 그레이엄”이라며 “그는 가족을 사랑했고 우리에게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은 죄를 지었으므로 회개하고 구원자인 예수 그리스도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복음 메시지와 함께 “이제 그 분은 평생 말씀하셨던 천국에 계신다”며 그레이엄 목사를 추모했다. 딸 러스는 두 번째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끝난 뒤 친정으로 돌아와 그레이엄 목사를 만난 당시를 회고했다. 러스는 “아버지는 돌아온 나에게 ‘집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며 두 팔로 나를 감싸 안았다”며 “거기에는 어떠한 책망도 없었으며 오직 조건 없는 사랑만 있었다”고 말해 청중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부부,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각 종단 지도자 등을 포함해 2000여명의 조문객이 참석했다. 조문객들마다 그레이엄 목사에 얽힌 추억은 달랐지만 모두가 그를 ‘영적 멘토’로 기억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미국에서 8번째로 큰 교회로 알려진 새들백 교회를 이끄는 릭 워렌(65) 목사는 “그레이엄 목사는 42년간 나의 멘토였다”고 눈물을 쏟았다. 워렌 목사는 자신이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레이엄 목사가 쓴 ‘하나님의 평화’를 읽었고, 17살 때 처음 목사의 전도대회에 참가해 육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레이크우드교회의 조엘 오스틴(55) 목사는 “그레이엄 목사를 처음 만날 때 마치 모세를 만나는 것처럼 기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내게 ‘더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라’고 권한 그의 충고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을 따로 만나 위로를 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서 발언하는 대신 식이 끝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편히 쉬기를”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국교계도 위대한 목회자의 삶을 기렸다.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극동방송 이사장)는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했다. 김 원로목사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45년 전 서울 여의도에서 110만명 앞에서 복음을 전한 것이 한국 교회의 성장을 촉발했다”며 “3년 전 그를 방문했을 때 나에게 ‘한번 더 한국에서 집회를 하자’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고 고인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을 통해 유족들에게 조문편지를 전달했다. 장례식장에 참석한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편지는 ‘이 시대의 위대한 영적 지도자를 잃은 슬픔에 잠긴 가족과 미국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그레이엄 목사는 여의도 집회로 한국 교회에 많은 영향을 줬고,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전석운 특파원,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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