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포털 연관검색어 삭제… ‘명예훼손 vs 알권리’ 논란 기사의 사진
포털 검색창에 ‘국민일보’를 입력하자 연관 검색어로 다른 신문사 이름이 나열된 모습. 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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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업체·연예인’ 키워드 이슈 두고 견해 청취 예정
현재는 기업·당사자 요구 땐 포털, KISO로부터 심의 받고 연관자동검색어 삭제해줘
사람 관련은 삭제 의견 우세… 물의 제품·업체는 찬반 팽팽


시민이 참여해 네이버 등 포털의 연관·자동완성검색어(연관자동검색어) 삭제 기준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처음 열린다. 기업의 경제적 타격 및 개인의 명예훼손을 우려하는 입장과 포털 이용자의 알권리를 중시하는 입장이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이르면 4월 초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제품·기업과 연예인의 연관자동검색어 삭제 기준을 논의하는 공개토론회를 열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KISO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전문가들이 비공개 토론회를 통해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 공개토론회를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관검색어는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곧이어 입력할 확률이 높은 검색어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자동완성검색어는 검색어 입력이 끝나기 전에 문자열을 완성시켜주는 기능이다.

그동안 포털은 당사자 측이 ‘연관자동검색어에 실명이 언급돼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삭제를 요구하면 대부분 들어줬다. 단 추문을 일으킨 기업이나 사람의 실명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거나 추문이 사실로 확정되지 않았을 때에 한해서다. 포털은 삭제 요청이 들어오면 KISO로부터 심의를 받고 결정을 따른다.

예컨대 언론의 익명 보도가 나온 뒤 ‘노상방뇨 국회의원 A씨’나 ‘부정입학 의혹 연예인 B씨’처럼 실명이 거론된 연관자동검색어가 생겼다면 포털은 당사자의 인격권과 ‘잊혀질 권리’를 존중해 연관자동검색어를 삭제할 수 있다. KISO 검색어 검증위원회에서도 대체로 삭제해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 단 언론이 실명을 밝히고 추문도 사실로 드러나면 삭제하지 않는다.

논란이 되는 상황은 연예인이 연관자동검색어 삭제를 요구할 때다. 삭제 반대 측은 “연예인은 금세 실명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며 “섣불리 연관자동검색어를 삭제하면 검색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포털 이용자의 알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찬성 측은 연예인은 정치인처럼 명백한 공인도 아닌데 정치인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고 반박한다.

사람과 관련된 연관자동검색어는 되도록 지워주자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유독물질 C생리대’처럼 물의를 일으킨 제품이나 기업과 관련된 연관자동검색어 삭제에 대해선 찬반이 팽팽하다. 당사자의 추문이 사실로 확정될 때까진 삭제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입장과 포털 이용자의 알권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 비등하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소문이 연관자동검색어로 올랐을 때 삭제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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