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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과학] 기하학과 현대 문명

[별별 과학] 기하학과 현대 문명 기사의 사진
르네 데카르트. 위키피디아
현대 문명은 전적으로 수학의 기반 위에서 발전했다. 시작점은 17세기 데카르트에 의해 확립된 해석기하학이다. 젊은 시절 데카르트가 침대에 누워 사색하고 있을 때, 방 안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파리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다가 직교좌표계를 도입했다. 방바닥 한 모서리를 기준으로 파리가 세 개의 축 방향으로 떨어진 위치를 (x, y, z)의 순서쌍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후 3차원 공간의 기하 구조는 좌표계의 숫자로 해석되었고, 기하학의 여러 문제들은 방정식으로 전개돼 기하학은 혁명적으로 발전했다. 이 수학 분야를 해석기하학이라고 한다.

아이작 뉴턴은 해석기하학에 미적분을 도입해 태양계의 행성 움직임을 풀어냈다. 물체에 힘을 가하면 그 힘에 비례해 속도가 변한다는 가속도의 법칙에 만유인력을 적용한 결과다. 가속도의 법칙은 해석기하학 공간에 적용한 미분방정식이다. 만유인력이 작용하면 그에 따른 속도의 변화율(=가속도)이 주어지고, 이를 적분으로 풀어내면 그 물체의 미래 운동을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미분방정식은 사회과학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올해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하려면 이자율,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을 얼마로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도 경제 모델의 미분방정식을 풀이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현대 문명의 총아인 반도체, 스마트폰 등도 3차원 기하 공간에서 만들어진 막스웰 방정식, 슈뢰딩거 방정식 등을 풀이한 결과물들이다.

해석기하학과 미적분학을 빼놓고는 현대문명의 이해나 발전은 생각할 수 없다. 최근 기하학을 수능에서 제외한다는 뉴스가 나와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다.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의 폐해를 없애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하지만 미래 문명을 개척해 나갈 이공계 학생들에게도 제외된다고 하니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교육 당국이 백년지대계의 정책을 좀 더 고민하기를 기원해본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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