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없이 무척 시끄러운… ‘고독한 채팅방’ 아시나요 기사의 사진
1000명이 모였는데 말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지만 몹시 시끄럽다. 요즘 인기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고독한 ○○○방’ 얘기다. 고독한 박명수방, 고독한 엑소방, 고독한 황민현방…이렇게 특정 연예인의 고독한 방에 들어가면 그 연예인의 사진을 올리며 대화를 이어가는 식이다.

고독한 채팅방의 첫 번째 규칙은 ‘짤방’(짤림방지용 사진)만 대화창에 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자나 이모티콘은 쓰지 않는다. 이미지만으로 대화가 될까 싶은데, 이미지에 담긴 표정이나 방송에 쓰였던 자막으로 충분히 이야기가 이어진다. 대화방에 처음 입장하면 ‘인사 안해?’라는 자막이 달린 사진이 뜬다거나, 허리를 90도로 숙인 사진을 올려 인사를 한다. 그렇게 이미지만으로도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오픈채팅방은 익명의 다수가 모여 특정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방이다.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그저 수다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고독한 채팅방은 ‘○○○’에 연예인 이름을 넣은 방들이 생겨나면서 급속도로 늘어났다. 주로 좋아하는 연예인의 멋지거나 웃긴 사진을 올리고, 희귀한 사진을 구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최대 수용 인원은 1000명이다.

시작은 지난해 하반기 만들어진 ‘미식한 고독방’이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본뜬 것이었다. 말없이 음식 사진을 주고받는 오픈채팅방이 인기를 끌면서 우후죽순 비슷한 방들이 생겨났다. 이후 눈팅만(대화 내용을 보기만 하고 참여하지 않는 것) 하지 않을 것, 진짜 팬들만 알만한 참여코드를 설정하는 등 조건들이 생겼다.

연예인을 주제로 한 고독한 채팅방이 인기를 모으자 연예인들이 직접 채팅방에 들어가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개그맨 박명수, 유병재와 아이돌 그룹 마마무, 샤이니 키, 양요섭, 배우 설리 등이 고독한 채팅방에 참여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고독한 채팅방이 1만여개 정도 생겨났다. 텍스트 대신 이미지를 주고받으면서도 소통이 가능한 것에 재미와 공감을 느끼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유행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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