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핏빛 정액, 전립선암 의심해봐야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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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 상처 있다는 신호… 혈정액 약 14%서 암 발견
40세 이전 환자라면 염증성 질환 가능성 높아


“정액에 핏빛이 돌아요. 남자도 여자들처럼 생리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서울 명동 근처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한 새내기 직장인의 생뚱맞은 질문이다. 그는 가끔 자위를 하면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올 때가 있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이 같은 일을 처음 겪고 크게 놀랐으나 부모님께 말하기가 창피해서 그냥 넘기고 만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사귀는 여자 친구와 관계를 갖고 체외사정을 했는데 정액에 핏빛이 돌아 더 걱정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물론 남자가 생리(월경)를 할 순 없다. 월경은 약 한 달 간격으로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생리현상이다. 한 달에 한 번 배출되는 난자가 정자와 결합, 착상을 하는 데 실패하면 자궁내막 조직이 떨어져 자궁 밖으로 밀려나오는 것이다.

남자는 월경 대신 정액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사정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난자를 생산하는 여성과 달리 남자는 매일 정자를 만들어 정액에 싣는다. 언제든 난자와 결합하기 위해서다.

간혹 이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다. 바로 ‘혈정액(血精液)’이라 불리는 병적 상황이다. 눈으로 봤을 때 빨간 핏빛이 감도는 상태일 수도 있고 죽어서 검붉어진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든 정액에 피가 섞여 있다는 것은 생식기 내부 어딘가에 상처가 있다는 신호다. 앞에 예로 든 젊은이처럼 대개 성관계나 자위 때 나타나 놀라게 된다. 섹스 파트너가 관계 후 휴지로 뒤처리를 하면서 혈정액을 발견하기도 한다. 관계 후 바로 정액을 살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팬티에 피가 묻은 흔적이 있어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혈정액은 연령에 따라 의심해야 할 원인질환이 다르다. 발생연령이 40세 이전이라면 전립선이나 정낭에 생긴 염증성 질환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40대 이후의 혈정액이다. 이때는 반드시 전립선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혈정액이 나오는 경우 약 14%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다. 혈정액이 나타나면 암에 의한 것인지를 가리는 게 중요한 이유다.

만약 세포검사에서 암세포가 보이지 않으면 전립선염이나 정낭염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다시 세균감염 때문인지, 정낭 전립선 사정관 등 생식기에 생긴 낭종이나 결석 때문인지 감별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대표원장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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