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샘물’은 기도할수록 차올라 땅끝까지 넘쳐흐르죠

‘기도의 샘물’은 기도할수록 차올라 땅끝까지 넘쳐흐르죠 기사의 사진
영국 옥스퍼드 세인트 알데이트교회 중보기도팀원들이 지난 4일 예배당에서 기도 제목을 제출한 교인들을 끌어안고 기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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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명에 달하는 교인들이 매일 1시간씩 릴레이 기도를 이어간다. 하루 3시간씩 기도하는 ‘별동대’도 운영 중이다. 마치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는 ‘기도발전소’ 같은 교회가 있다. 의정부 광명교회(최남수 목사) 이야기다.

기도 불꽃으로 부흥 경험

기도 운동을 처음 제안한 이는 최남수 담임목사다. 그는 1992년 3월 경기도 의정부시 회룡역 앞 상가에 첫 성전을 마련했다. ‘새 일을 행하리라’를 교회 표어로 정한 최 목사와 교인들이 힘을 쏟은 건 전도와 양육이었다. 교인들이 하나둘 모이는 속도가 빨라졌다. 94년 12월, 의정부시 평화로에 예배당 부지를 계약했다.

기도가 목회 전면에 등장한 건 96년이었다. 당시 교회는 ‘거지라도 좋사오니 기도의 기적을 일으키자’는 기치를 내걸었다. 가진 게 다 없어지고 거지가 될지언정 마지막까지 기도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겠다는 신앙적 절박함을 담은 표어였다.

개척 26년 만에 광명교회는 현재 등록교인 1만명을 넘어선 대형교회가 됐다. 인구 43만여명의 소도시에서 이뤄진 광명교회의 성장은 인상적이다. 광명교회 성장 동력은 의심할 여지없이 기도다. 교회는 교육과 봉사, 선교 등 교회 내 일반사역들도 모두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하든 시작과 끝은 기도다. 700일 특별기도회와 같은 장기 기도집회를 이어갈 수 있는 것도 교회의 저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최 목사는 “기도할수록 ‘기도의 샘물’이 차올라 넘치게 되고 기도를 멈추면 샘물도 마른다”면서 “기도의 샘물이 의정부를 넘어 전 세계 선교지로 흘러가 복에 복을 더하게 된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도 중심’ 사역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이유다.

기도선교사, 영국에 첫 파송

‘기도로 선교지를 든든히 세운다’는 교회 도전은 이미 열매를 맺고 있다. 영국 사례가 대표적이다. 교회는 2010년 영국에 첫 기도 선교사들을 파송했다. 영국은 성공회와 감리교가 태동한 나라다. 오랜 기독교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교세나 신앙적 열정이 예전만 못한 게 현실이다.

광명교회는 잠자는 신앙의 거인을 깨우겠다는 야심 찬 다짐을 했다. 2008년 세계기도자학교를 설립한 교회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영국에 기도 선교사를 파송했다. 기도 선교사 수가 연인원 1600명을 넘어섰다. 매년 200명 안팎으로 파송된 선교사들은 영국 전역에 있는 교회를 두루 방문했다. 이들은 현지 교회 강단에서 밤을 새우며 쉬지 않고 릴레이 기도를 했다. 영국 기독교인에겐 낯선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광명교회가 기도의 열정을 깨웠다.” 기도 선교사가 훑고 간 영국 교회들의 하나같은 반응이다.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가 1739년 4월 2일 월요일 밤 첫 번째 대중 설교를 했던 브리스톨은 기도 선교를 계기로 성시화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3일 방문한 호프 공동체 교회는 ‘기도하는 브리스톨’의 중심지다. 광명교회 기도 선교사들이 교회를 찾은 건 2014년 9월 18일. 마침 브리스톨을 방문 중이었던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한국의 선교팀이 기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호프 공동체 교회를 찾았다.

당시 캔터베리 대주교와 최 목사의 만남이 이뤄졌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영국 교회의 가장 큰 이슈가 갱신인데 기도야말로 교회를 새롭게 만드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건 내가 일생 꿈꾸던 일이었는데 영국을 방문해 영국 교회를 위해 기도해주는 한국교회에 감사드린다”며 최 목사와 기도팀을 격려했다.

이 교회 실라스 크롤리(55·기도팀 담당) 목사는 광명교회의 기도 선교를 출애굽기 17장에 등장하는 ‘아론과 훌’에 비유했다.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두 팔을 들고 기도하며 전쟁의 승기를 잡았던 모세의 팔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지해 준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크롤리 목사는 “광명교회는 결실 없는 목회에 지친 내게 힘을 불어넣어준 아론과 훌이었다”며 “최근 브리스톨 지역 교회들이 연합 기도집회를 가지면서 ‘브리스톨 성시화’를 꿈꾸는 것은 모두 광명교회 덕분”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프랑스로 향하는 기도선교

주일이었던 지난 4일 옥스퍼드 세인트 알데이트교회에선 영국 교회에 안착된 ‘한국식 기도’를 엿볼 수 있었다. 교인들은 손을 들고 통성으로 기도하거나 간혹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도 했다. 사이먼 폰손비(53·신학담당) 목사는 “영국 교회에 뜨거움이 사라진 지 오래됐지만 한국교회가 신앙적 열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기도 선교에 ‘올인’하는 광명교회는 이제 유럽 대륙의 관문인 프랑스 기도선교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 일에는 영국 교회들도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영국의 기도 열정을 깨우고 영국 교회가 다시 프랑스 교회의 갱신에 힘을 불어넣는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기도 선교사들은 오는 10월 프랑스에 상륙한다. 광명교회의 릴레이 기도는 현재 진행형이다.

▒ 전 세계 기도 선교에 ‘올인’… 의정부 광명교회 최남수 목사
“한국교회가 어느새 성장 서구교회를 깨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영국 위건 기도자학교’의 분위기는 연일 뜨거웠다. ‘신앙적 열정이 식은 교회’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영국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열정적으로 기도하면서 ‘교회의 회복’을 간구했다.

영국 목회자들은 그들의 신앙 선조가 복음을 전파한 나라에서 온 목회자의 강의에 “아멘”과 “할렐루야”로 화답하며 귀를 기울였다. 복음이 역수출되는 현장 같았다. 기도자학교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위건 에지교회에서 만난 최남수 목사는 “위건의 교회들로부터 기도자 학교 강사로 초청받았을 때는 반응이 이토록 뜨거울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영국 교회를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는 영국 목회자와 성도들의 눈빛에서 영국의 밝은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기도를 ‘영적인 연료’로 정의한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셨습니다. 성도된 우리가 할 일은 기도의 십자가를 지고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연료가 떨어진 차가 달릴 수 없듯이 영적인 연료가 떨어지면 사탄의 유혹에 무너지고 맙니다.” 그와의 인터뷰 역시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났다.

영국 기도 선교는 2010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지만 기도자 학교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 목사는 “앞으로 영국 기도자 학교를 몇 차례 더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오는 10월이면 프랑스 기도 선교를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되는데 한국교회가 잠들어 있는 서구 교회들을 깨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한다고 했다. 지금도 목회가 어려울 때면 기도원으로 달려간다. “목회자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성장해도 마찬가지죠. 교회를 개척해 키웠다 하더라도 그 교회가 목회자 개인의 것일 순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집이죠. 전 그냥 심부름꾼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할 뿐입니다.”

위건(영국)=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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