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가해자들도 출연 가족 예능 프로 괜찮나… 시청자들, 배신감 토로 기사의 사진
성폭력 가해자로 고발된 배우 조재현이 2015년 방송된 ‘아빠를 부탁해’에 딸과 함께 출연한 모습. 다정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시청자들에게 더욱 큰 배신감을 안겨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SBS 제공
‘미투 운동(#MeToo·나도 당했다)’이 활발해지면서 가족 예능이 도마에 올랐다. 가족 예능 출연진이 성폭력 가해자로 고발되면서다. 연예인 세습, 상대적 박탈감 조장 등으로 논란이 됐던 가족 예능이 성폭력 문제와도 얽히자 방송사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로 고발된 배우 조재현과 고(故) 조민기가 딸과 함께 예능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았던 게 지금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시청자들은 예능에서 보여준 다정한 아빠 모습의 실체가 성폭력 가해자라는 데 심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들에게 ‘가족의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해 온 가족 예능 출연진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판타지가 깨지고 나아가 위선적인 행동에 대한 분노까지 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족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 가족에게 쏟아지는 무차별적 비난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인신공격성 비난에 대해 “지나치다”는 의견과 “TV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이상 세간의 비판 또한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가족 예능의 남발로 연예인 가족이 명사가 되는 상황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족 예능은 연예인들의 진짜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연예인들이 가족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에서 친근함을 느낄 수 있고, 가족과 만들어가는 소소한 이벤트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연예인 가족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가기도 한다. 2014년 ‘아빠 어디가’(MBC)의 대성공 이후 가족 예능 장르는 시청률 보증 수표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현재 방송 중인 가족 예능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합쳐 7개가 넘는다.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인 ‘미운우리새끼’(SBS·3월 첫째주 15.6%·닐슨코리아 집계)부터 장수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KBS), ‘동상이몽2’(SBS) 등이 1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 예능 PD는 “방송사도 PD들도 시청률에 자유로울 수 없다보니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되는 가족 예능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지만 시청률에 얽매이는 한 가족예능은 앞으로도 ‘먹히는 장르’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족 예능의 부작용은 시청률로 덮을만한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조재현의 딸 조혜정이 연예인으로 데뷔했을 때 일었던 세습 논란이나 육아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주었던 상대적 박탈감 문제 등은 어떤 해결책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갔다. 다시 성폭력 문제와 얽힌 상황에서 방송가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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