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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자살로 ‘마녀사냥’ 논란… "미투, 그래도 계속돼야"

조민기 자살로 ‘마녀사냥’ 논란…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씨의 변호인 장윤정(왼쪽) 정혜선 변호사가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미투 운동은 인민재판”… 靑에 대책 마련 촉구 청원
미투, 정치적 프레임 씌워져 피해자의 발언권 위축 많아
김어준 또 정치공작설 제기… 전문가 “미투는 계속돼야”


‘#미투운동은_계속되어야_한다’ ‘#성범죄자_고발은_중단되지_않는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이 자살하면서 ‘미투(#MeToo) 운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던 지난 주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로 등장한 해시태그들이다. 권력형 성범죄, 일상화된 성폭력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던 미투 운동이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담겼다.

미투를 뒤흔드는 건 조민기(53)씨의 사망 소식만이 아니다. 정계로 번지면서 미투가 정치인들의 알력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 제기한 정치공작설이나 정치보복 프레임은 피해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이 본질을 지키면서 계속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11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마녀사냥에 가까운 미투운동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30여건 올라왔다. 조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한 청원자는 “아무리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인권이라는 게 있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인권 자체가 없는 거 같다”며 “또 다른 생명이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경우도 나올 것”이라고 적었다. “(미투 운동이) 마녀사냥, 인민재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투 참수를 멈추라”는 글도 올라왔다.

윤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가해자의 자살은 성폭력에 대한 문제 제기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경계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살한다고 협박하는 것만으로도 피해자는 위축된다”며 “피해자를 더욱 고립시키는 동정론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도 “피해자들이 원했던 바도 아니고 문제 해결도 전혀 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미투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미투 운동에 정치적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피해자의 발언권이 위축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9일 팟캐스트 방송에서 다시 한 번 ‘정치공작설’을 주장하며 “안희정에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까지, 이명박 각하가 막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가 공작을 경고한 이유는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란 발언도 했다.

윤 교수는 “김어준씨의 정치공작설은 폭로하는 여성들 뒤에 이를 조종하는 남성이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이는 결국 미투가 ‘여성 운동’이란 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그가 생각하는 정치는 남성 중심의 정당정치에 국한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도 “(공작이 실제로 있다고 해도) 지금은 공작을 우려할 시점이 아니다. 진보 진영이 먼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선다면 누가 진보의 잘못이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미투 운동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문가들은 미투가 개별 사례 폭로에 그쳐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희 교수는 “폭로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도적 맥락 하에서 이런 일들이 어떻게 묻혀 왔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했다. 이미경 소장은 “미투 운동은 피해를 입고도 말하지 못하고 계속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 온몸으로 말하는 준엄한 절규”라며 “수많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사회가 다시 외면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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