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건강 노하우-고훈 원로목사] “말기암 이겨낸 만보걷기… 하루 3번 1시간씩 운동”

17년 전 위암 말기 진단 암세포 전이돼 위 절반과 췌장 30%·십이지장 떼어내

[나만의 건강 노하우-고훈 원로목사] “말기암 이겨낸 만보걷기… 하루 3번 1시간씩 운동” 기사의 사진
고훈 안산제일교회 원로목사가 12일 이 교회 사무실에서 ‘발의 신학’을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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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지 말고 건강하라.”

경기도 안산제일교회 고훈(72) 원로목사의 11번째 계명이다. 목회자로 40여년 살아온 그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십계명 외에 지키는 건강계명이다. 12일 교회 사무실에서 만난 고 목사는 암환자 같지 않은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는 “날마다 병마와 싸우며 승리하고 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요, 성도들의 기도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고 목사가 ‘위암 말기’ 진단을 받은 것은 17년 전. 의사는 암세포가 췌장과 십이지장, 임파선에 전이된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55세 때였다. 교인은 1만여명으로 불어나 지역교계에서 주목받고 있었다. 기독교 문단에서 인정받는 시인이기도 했다.

이렇게 황금기를 맞고 있을 때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니 얼마나 실망감이 컸을까. 고 목사는 위 절반과 췌장의 3분의 1, 십이지장을 적출하는 수술을 했다고 털어놨다. 항암치료를 했다. 병이 낫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엔 합병증이 찾아왔다. 패혈증과 폐렴, 대상포진이 찾아왔다.

그런데 고 목사는 이런 한계상황에서 의지를 새롭게 하는 소식을 들었다. 지인에게 발 관리를 잘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은 것이다.

이후 집이나 사무실의 러닝머신에서 1시간씩 하루 세 번씩 운동했다. 날씨가 좋은 날엔 밖으로 나가 하루 만보걷기를 실천했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기도를 드렸고 만나는 사람마다 전도했다. 매일 발도 깨끗이 씻었다. 연고, 로션 등으로 발을 마사지하고 트거나 갈라짐을 막으며 피가 통하게 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양말을 벗고 자신의 발을 보여줬다. “병을 이긴 비결은 발을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이에요. 발에 늘 고맙다고 말합니다. 발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거죠. 눕는 것은 죽음의 연습이고 걷는 것은 삶의 연습입니다.”

성경에서 발은 자유로운 움직임, 자발적 봉사, 겸손을 의미한다. 어떤 이가 집으로 들어가 발을 씻는다는 것은 그날에는 다시 밖으로 나가지 않음을 의미한다(삼하 11:8).

또 윤리적 생활방식, 생활태도를 상징하기도 한다. “나는 거의 넘어질 뻔하였고 나의 걸음이 미끄러질 뻔하였으니(시 73:2).” 하나님께서 만물을 인간의 발아래 두셨다는 것은 만물을 인간의 소유로 맡겼다는 의미를 나타낸다(시 8:6∼8).

여호수아는 승리를 확실히 나타내기 위해 붙잡힌 다섯 왕을 자기 앞으로 끌어낸 후 자기와 함께 싸운 지휘관들에게 명령해 패배한 왕들의 목을 발로 밟게 했다. 발로 밟는 행위는 완전한 승복, 승리를 상징한다(수 10:24). 신발을 벗어 맨발을 드러내는 것은 신성한 것에 대한 겸양과 존중의 의미로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출 3:5).

또한 발은 심판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복음을 거절하는 곳에서 사도들은 항의의 표시로 발에서 먼지를 털어냈다(행 13:51). 예수님께서는 종의 행위인 발 씻김으로 제자들에게 섬기는 모범을 보이셨다(요 13:2∼11).

한국교회의 거룩함을 위해 기도한다는 고 목사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순교신앙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내에게 병이 재발하면 평안하게 하늘나라에 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마음을 비우면서 사는 게 하나님을 믿는 성도이고 목회자 아닌가 싶다”고 했다.

“투병을 통해 남아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병들고 고통받는 사람 곁에 다가갈 수 있는 위로자의 체험, 날마다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소망의 신앙을 갖게 됐어요. 암으로 약간의 손실은 있었으나 실로 계산할 수 없는 더 많은 은혜를 얻었습니다.”

그의 삶과 신앙 이야기는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고등학교를 마칠 무렵 폐결핵에 걸렸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회에 출석했다.

대학 진학도 군(軍)입대도 못했다. 간장염과 위장병, 기관지염에 폐결핵 3기까지. 그의 인생은 처절함, 그 자체였다.

"하나님께 병을 고쳐 달라고 눈물로 기도한 생각이 아직 생생해요. 병 고침을 받고 신학교에 진학했고 목회자의 길을 걸어왔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 하세요. 그것이 고독하고 절망적인 길일지라도 말이죠. 천국에 소망을 두면 겁낼 필요가 없답니다. 인간의 삶은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하나님이 늘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고 목사의 표정은 밝았다. 봄 소풍을 앞둔 소년처럼 들뜬 표정이었다.

안산=글·사진 유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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