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사각지대’… 558만명의 눈물 기사의 사진
국회가 근로시간단축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근로기준법이 근로자들의 노동인권과 직결되는 법인 만큼 단계적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법상 주당 40시간의 법정근로시간과 12시간의 연장근로시간 조항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시간뿐만 아니라 연장·휴일근무 시 통상임금의 50%를 할증토록 하는 제도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은 배제돼 있다. 전체 근로자의 28.1%에 달하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558만명이 법이 정한 근로시간 제한과 초과근로수당 지급 조항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5인 미만 사업장이 각종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에서 배제된 것은 입법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준수가 버거운 영세사업장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1954년부터 6차례 걸쳐 근로기준법 적용범위와 관련한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적용배제 사업장 규모는 점차 줄어 왔다. 그러나 98년 적용배제 사업장을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변경한 뒤 지금까지 변경 없이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 근로기준법 조항들은 차치하더라도 근로시간과 초과근로수당 부분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근로시간 문제는 근로자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유예기간을 두더라도 모든 사업장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사업체 규모에 따라 근로환경이 양극화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과거 획일적으로 정한 적용배제 기준이 더 이상 현실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사업장마다 경영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근로자 수로 기준을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이 2016년 12월 발표한 ‘4인 이하 사업장 실태조사’ 용역보고서를 보면 조사대상인 1239개 5인 미만 사업체 중 42.9%는 이미 주당 40시간의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장근로시간 제한 역시 22.6%는 이미 적용 중이었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도 사업장 규모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 적용을 포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는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연구용역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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