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조사받았던 1001호서 ‘피의자 이명박’ 마라톤 조사 기사의 사진
경찰 순찰차 호위 받으며 오전 9시30분 검찰 도착… 포토라인서 간단하게 발언
조사실엔 변호인 2명 입회, 예우차원서 ‘대통령님’ 호칭… 진술 조서엔 ‘피의자’ 기재
도시락·배달음식으로 식사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중앙지검 1001호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지난해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앉았던 바로 그곳이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방대한 만큼 ‘마라톤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 통보 시간에 맞춰 당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할 예정이다. 약 5㎞ 떨어진 논현동 사저에서 10분 전쯤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순찰차와 오토바이가 이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을 호위한다. 경찰관이 신호등에 배치돼 차량을 통제한다.

내외신 취재진과 검찰 직원, 경호원 등 2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서 간단하게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검색대가 없는 중앙 출입문으로 입장한다. 강진구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의 안내로 조사실과 휴게실이 설치된 10층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귀빈용 금색 승강기 대신 일반용 은색 승강기를 탔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에 앞서 휴게실인 1002호실에서 한동훈 3차장검사와 10분 정도 티타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 차장검사는 지난해 말부터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사실상 진두지휘해 왔다. 박 전 대통령은 노승권 당시 1차장검사와 차를 마신 후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1001호실에서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는다. 이곳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기 위해 특수1부 검사 사무실을 고쳐 만든 특별조사실이다. 여기서 피의자를 조사하는 것은 1년 만에 처음이다. 1001호실로 연결된 복도에는 잠금장치가 부착된 철문이 설치돼 있다.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인은 접근할 수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실 가운데 있는 대형 탁자에 앉는다.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 변호사를 비롯해 피영현, 김병철 변호사 등이 입회할 계획이다. 맞은편에는 송경호 특수2부장과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번갈아 앉아 각각 뇌물과 다스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 예우 차원에서 ‘대통령님’ ‘대통령께서’라는 호칭을 사용하지만 진술 조서에는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기재한다. 평검사가 배석해 조사 내용을 타이핑한다. 이 전 대통령이 동의할 경우 조사 과정을 녹화할 수 있다. 점심과 저녁식사는 1002호실에서 변호인과 함께 도시락이나 배달음식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권력형 부패범죄에 기업형 경영비리가 결합된 복잡한 구조인 만큼 밤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박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한 지 21시간여 만에 귀가했다. 검찰은 A4용지 120∼13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경호를 위해 14일 0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청사 출입을 통제한다. 당일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실시할 방침이다.

신훈 이종선 기자 zorba@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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