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된 단기선교, 세계선교 주춧돌 된다

전문적 훈련 없이 온 선교팀 자체 노하우로 비전문적 선교… 선교지에 큰 부담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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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기선교팀원이 해외 선교지를 방문해 페이스페인팅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우리 얼굴이 도화지인가요. 왜 한국 사람들은 자꾸 얼굴에 그림을 그립니까. 그리고 풍선으로 강아지도 그만 만들어 주면 좋겠어요.”

태국 파타야에서 사역하는 한 선교사는 지난해 가을, 주민 대표로부터 이 같은 항의를 들어야 했다. 바로 몇 달 전 이 마을을 다녀간 한국 단기선교팀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페이스페인팅과 풍선아트를 했기 때문이다.

선교사의 고민도 컸다. 하지만 자신을 후원하는 교회가 파송한 단기선교팀에 잔소리를 했다가는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후원 받아 활동하는 선교사는 자신을 후원하는 교회 앞에선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1년만 지나면 후원교회는 단기선교팀을 파송해 똑같은 활동을 되풀이할 게 뻔하다. 페이스페인팅이나 풍선아트는 단기팀의 ‘단골 메뉴’다.

단기선교 활동에 참여하는 교회가 늘어나면서 건강한 단기선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선교훈련과 교육을 받아 현지에 적용해야 함에도 지역교회의 선교훈련에 대한 인식은 미미한 형편이다.

13일 미션파트너스(대표 한철호 선교사)에 따르면 최근 자체 선교훈련 과정인 ‘퍼스펙티브스’를 수료한 1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단기선교 활동을 위한 훈련에 대해선 대부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단기선교 활동을 위한 전문훈련(교육)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6.5%의 응답자만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 44.4%는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49.1%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해 단기선교 활동을 위한 선교훈련의 필요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기선교 활동 자체는 신자들의 선교 열정을 고취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4.6%가 단기선교 활동이 세계선교 참여와 신앙 고취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훈련 없는 단기선교 활동은 도리어 세계선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한철호 선교사는 “단기선교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이 1인당 100만원이고 매년 1만명이 선교지로 나간다면 연간 100억원이 투입되는 것”이라며 “이런 고비용 선교를 아무런 훈련 없이 떠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선교팀이나 교회는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며 “훈련 없이 경험만으로 단기선교에 임하다 보니 자체 노하우들이 개발되는데 이는 도리어 선교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단기선교를 위해선 파송교회와 현지 선교사 모두 교육을 받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일주일 단기선교를 위해서는 1년의 준비 기간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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