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3일 총리 관저에서 서훈 국정원장을 만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과의 대화를 일본도 평가한다”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의사 천명을 미소 외교로 격하시키던 기존 입장에서 진일보한 셈이다. 한반도 비핵화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 실천을 강조한 대목은 핵심을 제대로 짚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 원장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려면 한·일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올바른 시각이다. 북핵 문제에 있어 한·미·일의 긴밀한 공조가 대응 토대인 만큼 양국의 협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본도 북핵 위협에 직접 노출되어 있기에 또 하나의 당사국이기도 하다. 향후 비핵화 협상을 고려할 때 일본의 외교적·재정적 지원과 동참은 필수 요소다. 이런 탓에 정부는 일본에서 제기되고 있는 패싱 우려를 능동적으로 잠재우는 적극적인 외교를 펴야 한다. 회담 준비 과정에서 조율 자리를 자주 마련해 서로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세심한 노력을 중단 없이 계속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만남을 북핵 문제를 넘어 한·일 관계를 푸는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양국 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버렸다. 양국 모두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급변하는 최근 한반도 상황을 고려할 때 계속 등을 돌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발씩 물러나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절실하다. 일본 정부 인사들은 과거사 문제에 있어 자극적 언사를 자제해야 한다. 1㎜도 움직일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는 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정부는 일본이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눈앞의 경제적 이익보다 큰 틀을 볼 때다. 양국 정상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만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서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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