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이 밝힌 북미회담 ‘장소’… “양측 신뢰할 중립지대” 기사의 사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후 귀국편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양측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인 곳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북한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단축하고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왔으며, 백악관과 국무부를 중심으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범부처 차원의 회의가 진행 중이다. 다만 북한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담 요청을 수락했다’고 발표한 지 나흘이 지나도록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수준의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은) 대부분 행정부 내 부처 간 회의와 절차들”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특히 “북한이 약속한 것들을 지킨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회담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경우에 따라서는 정상회담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약속한 것들’은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으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용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번째 회담은 서로 상대의 감을 잡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여지(place)와 의지(will)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단축하고 나이지리아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양측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인 곳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말이 ‘중국의 역할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중국은 이 모든 것이 결과를 낳는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해 중국을 회담 장소에서 배제할 뜻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며,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각각 중립적인 회담 장소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 후보지로 판문점과 평양, 제주, 워싱턴DC, 베이징, 제네바, 모스크바, 스톡홀름(스웨덴), 울란바토르(몽골) 등 9곳을 거론하면서 이 중 판문점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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