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13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검찰 개혁 방안 등 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우리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다.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제도나 재정신청 등 견제장치가 있다지만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해 왔다. 정치·경제 권력과 결탁해 자의적으로 수사하고 검찰 내부 비리에는 눈을 감아왔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살아있는 권력에는 충성하고 죽은 권력에는 가혹한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적으로 보여줘 정치검찰이란 비난을 자초했다. 국민들이 개혁 대상 1호로 검찰을 지목했을 정도로 불신의 대상이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권한을 분산해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꾀하고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강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문 총장이 위헌 논란을 이유로 행정부에 둬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수용 입장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제시한 대로 공수처장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면 정치적 독립성 일정 정도 확보할 수 있다.

문 총장이 검찰 개혁의 핵심인 수사권 조정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실망스럽다. 고검을 둔 5개 지방검찰청에만 특수부를 유지하고 특수수사와 강력범죄 수사는 축소하겠다고 했지만 수사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특히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와 그 배우자에 대한 수사권한을 유지하겠다는 주장은 권력형 비리 수사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를 위한 2차적, 보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찰에 수사권을 넘겨주는 게 맞다. 대신 경찰에 대한 지휘·통제 권한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부합한다. 경찰이 수사권을 남용하지 않도록 검찰의 수사종결권과 영장심사권을 유지하고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해 경찰력을 견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된다.

법무부의 탈(脫)검찰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청와대가 법무부나 민정수석 등을 통해 검찰수사나 인사에 개입해 온 구태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더 말 할 것도 없다.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검찰 개혁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검사 출신 국회의원 등의 반대로 검찰 개혁이 좌절된 적이 과거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검찰 개혁은 흐지부지될 수 있다. 국회는 검찰 개혁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법 제·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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