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파이 피습 진상 밝혀라”… 메이의 최후통첩 기사의 사진
지난 4일 영국 런던 근교 솔즈베리에서 신경가스에 노출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전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오른쪽)과 딸 율리아. BBC 캡처
영국에서 최근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이 영·러 간 외교 마찰로 비화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공식 지목하고 강력한 제재에 착수할 의지를 내비쳤다.

BBC방송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하원에서 “지난 4일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솔즈베리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러시아가 영국을 직접적으로 공격했거나 러시아 정부가 노비촉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이날 러시아 대사를 불러 13일까지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메이 총리는 “답변을 신뢰할 수 없으면 우리는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불법적인 무력 사용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그 경우) 하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스크리팔 부녀 암살 시도 사건은 러시아 소행”이라며 “대응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국이 취할 수 있는 대응으로는 러시아 외교관 추방, 러시아 관영 방송 RT의 영국 내 방송 허가 취소, 2018 러시아월드컵 불참, 영국 내 러시아 금융자산 동결 등이 거론된다. 2006년 11월 다른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런던의 호텔에서 독살 당했을 때 영국은 러시아 자산 동결, 정보 협력 중단,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치를 했다. 메이 총리는 당시 내무장관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1980년대 냉전시대 이래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인테르팍스통신에 “영국은 사건에 대해 러시아와 공식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자체 조사를 끝내야 한다”며 “우리는 그 뒤에 영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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