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감리교, 불거진 문제 털고 가야 신뢰 얻는다”

감리교 본부 앞 이철희 목사의 1인 시위

[미션 톡!] “감리교, 불거진 문제 털고 가야 신뢰 얻는다” 기사의 사진
이철희(성남 이레교회) 목사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감리교본부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감리교회 명예 실추시킨 전명구 감독회장은 즉시 사퇴하라’ ‘언론탄압 중단하라’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로만칼라를 입은 이철희(37·성남 이레교회) 목사는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감리교본부 앞에서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 두 개를 붙잡고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행인들은 그가 서 있는 건물 유리벽 뒤 현수막에 적힌 ‘신뢰 속에 부흥하는 감리교회’라는 문구와 대조되는 피켓을 흘깃 보고는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이 목사는 지난 6일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난생처음 집회신고서를 작성하고 피켓도 만들었습니다. 그는 “감리교가 불거진 문제들을 덮으려고만 할 게 아니라 드러내고 제대로 털고 나가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목사는 지난해 4월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 이사회에 참석한 전명구 감독회장과 재단 이사들이 산하 교회를 이단인 ‘하나님의 교회’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보도(국민일보 2018년 1월 10일자 29면 참조)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지난 1월 나온 감독회장 선거의 무효 판결, 교단 언론인 기독교타임즈 파행 사태를 보고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을 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 감독회장 선거무효 판결 이후 논란의 핵심에 선 전 감독회장은 지난달 2일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후 감독회장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에서는 감독회장직무대행을 다시 선출할 경우 자신이 재차 선임될 가능성이 높고, 선임 권한을 가진 총회실행부위원회는 현 체제가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내용이 적힌 참고자료를 제출했습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정 소송을 이어가고 현 직위를 지키려는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기독교타임즈 역시 한 달 넘게 파행입니다. 기독교타임즈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아직도 설날 관련 기사가 걸려 있고, 종이신문은 기사에 기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가 빠진 채 발행되고 있습니다.

기자들은 지난 1월 말 송윤면 사장이 편집국장 서리로 임명한 A목사의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어 권한이 없다며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 감독회장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쓴 뒤부터 경영진이 부당하게 편집권에 간섭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은 현재 홈페이지 팝업창으로 “현 감독회장 지위에 대한 법적 논란이 있어 이사회 소집 때까지 사장 권한으로 (편집국장) 서리에 발령했다”는 해명을 올려둔 상태입니다.

심각한 갈등 끝에 기자들은 지난 2일 모두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해고 등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법정 다툼이 예상돼 업무 파행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1인 시위에 나선 이 목사는 경기도 성남에서 성도 15명 안팎의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는 평범한 30대 목회자입니다. 그는 “정직한 목사가 돼서 자녀들에게 신뢰받는 감리교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 외에 다른 생각은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내홍이 길어질수록 ‘신뢰 속에 부흥하는 감리교회’라는 표어는 무색해지지 않을까요. 말없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목회자·평신도들로부터 먼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감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글·사진=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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