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트위터 해임 기사의 사진
해고나 해임은 당사자에게 여간 큰 충격이 아닐 게다. 생계가 불안정해지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클 거고 몸담아 온 조직에서 존재 가치가 부정당했다는 자괴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대부분 조직은 해고나 해임에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두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6조에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그래야 효력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사전에 당사자에게 구두로 알린 후 서면으로 공식 통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비정규직 200명은 지난달 26일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로 근로계약 해지를 통지받았다. 일부 아파트 단지 경비원들도 최저임금 인상 이후 문자메시지로 해고 방침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례한 방식의 해임 통보로 구설에 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지난 13일(미국시간) 오전 8시44분 트위터에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를 보고 언론이 관련 소식을 보도했는데도 그는 3시간여가 지나서야 틸러슨 장관에게 해임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장관 서열 1위였던 틸러슨에게는 엄청난 모욕이었다. 이런 행태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로스앤젤레스 지사의 한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던 중 CNN 속보를 통해 자신의 해임 사실을 들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눈 밖에 난 이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경질하면서 우월감과 쾌감을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도 잃은 게 적지 않다. 안하무인이고 돌출적이고 자기과시욕이 강한 인물이라는 부정적인 평판을 자초했다. 일하다보면 헤어질 수 있지만 그 과정에도 예의는 필요하다.

라동철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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