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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극한 갈등… 총장이 용단 내려야

김영우 총장 퇴진 요구 비대위 점거 농성으로 운동장에 천막 설치해 수업

총신대 극한 갈등… 총장이 용단 내려야 기사의 사진
서울 동작구 사당로에 있는 총신대 사당캠퍼스 운동장에 설치된 천막 강의실.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총신대(총장 김영우) 사태’의 끝은 어디일까. 1901년 설립된 평양신학교의 후신으로 한국 최고(最古)의 기독교 명문사학 캠퍼스는 영적 전쟁터로 변했다. 강의실은 닫히고 학생들은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김영우 총장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2016년 9월 ‘2000만원 배임증재 의혹’ ‘이중직 논란’을 자초한 김 총장은 학생들의 사퇴 요구에도 혐의를 부인하며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검찰이 고소 접수 1년여 만에 김 총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기소 직전 재단이사회가 ‘총장의 직위해제’와 관련된 정관을 김 총장에게 유리하도록 개정한 사실은 총신대 사당캠퍼스는 물론 신학대학원이 위치한 양지캠퍼스에서도 ‘총장 퇴진’ 시위를 촉발케 한 도화선이 됐다.

지난 1월 초부터는 총신대 신대원 비상대책위가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전산실 점거와 서버 차단으로 인한 학사행정 마비, 신대원 본관 점거 사태도 이어졌다. 급기야 개강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학이 대학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총장은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선 김 총장이 총장으로 남아 있는다고 해도 큰 불명예를 당할 것이고 이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하루빨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종국 경상대(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한국의 최대 신학교로서 기독교 신앙교육의 모범을 보여야 할 학교가 연일 몸살을 앓는 걸 보니 안타깝다”며 “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총신대 사당캠퍼스 운동장엔 천막 42개가 강의실을 대신하고 있었다. 비대위와 총학생회가 종합관을 점거하면서 임시로 운동장에 천막 강의실을 마련한 것. 비가 내려 진흙구덩이가 된 길을 걸어 천막 앞에 다다르자 ‘종합관 522호’ ‘종합관 707호’ 등 엉성하게 붙어 있는 강의실 번호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천막 내부는 대피소에 가까웠다. 화이트보드와 의자 몇 개가 전부였다. 강의를 시작한 지 30분이 채 되기도 전에 이곳저곳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독교교육과 3학년 A씨는 “3학점짜리 수업이라 11시30분까지 진행돼야 하지만 영상이나 음향장비는커녕 책상도 없는 상황이라 교수님도 더 이상 강의를 할 수 없었다”며 “이런 환경에서 수업을 진행한다는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기가 찰 뿐”이라고 말했다.

박만규 교무입학팀장은 “고육지책으로 강의실을 대신할 천막을 마련했는데 상황을 보니 고민이 크다”며 “17일쯤 천막은 철거할 예정인데 대안이 없다. 어떻게든 점거를 푸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사태 악화 속에서도 김 총장의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어 보였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관 개정과 총장직 사퇴 건은 총장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 이사회 소관”이라며 말을 아꼈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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