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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박능후] 커뮤니티 케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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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사회에서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변화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고작 17년이다. 일본(24년), 미국(73년), 프랑스(113년) 등 이미 같은 과정을 거친 외국 사례와 비교해봐도 빠른 속도다. 고령사회가 갖는 새로운 문제는 노인 중에서도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급증하는 것이다. 노인뿐만이 아니다. 장애인, 한부모 아동 등 약해지는 가족 안전망을 대신해 돌봄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도 2008년 노인장기요양제도 도입 등 돌봄 서비스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서비스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장기 요양의 경우 2017년 기준 수급자 수는 전체 노인 인구의 8%인 약 59만명, 기관 수는 2만여개에 이른다. 10년 전에 비해 수급자는 2배, 기관은 무려 5배 증가한 수치다.

돌봄 수요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려되는 점은 꼭 필요치 않은 병원 입원이나 시설 입소도 함께 증가한다는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장기 입원 수급자 실태조사 연구(2016년)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장기 입원자 중 약 48%가 의료적 필요가 아닌 간병인 부재 등의 다른 필요에 의한 사회적 입원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대규모 시설·병원에서의 서비스는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제공돼 치료나 간호에 효과적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의 생활에서 오는 이용자의 상실감까지 채워줄 수는 없다. 치료가 끝나면 지역사회로 복귀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다양한 재가(在家) 서비스의 부재와 가족의 ‘간병실직’ 문제 등 비용과 편익을 꼼꼼히 따져보면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정 또는 시설로 제한된 선택지 하에서 정작 중요한 이용자의 삶의 질이 서비스를 통해 그만큼 나아졌는지 되짚어볼 때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커뮤니티 케어란 지역사회와 살던 집을 중심으로 사회서비스의 통합 제공이 이뤄지는 돌봄 체계를 의미한다. 공급자나 접수기관이 아닌 이용자의 의사를 가장 우선하여 요양, 간호, 주거지원, 건강관리, 사회보장 등 필요한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복지체계를 재구조화하는 시도다. 추진 과정에서 방문간호, 24시간 보호 등 서비스 확충을 통한 새로운 돌봄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일본이나 서구 선진국들도 복지제도가 양적 성장 단계를 거쳐 성숙화 단계에 접어들면 커뮤니티 케어를 통해 복지체계의 체질을 바꾸는 방향으로 복지정책을 발전시켜 왔다. 영국과 미국은 지방정부마다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전담 조직을 두고 있으며, 일본 또한 2013년부터 ‘병원·시설에서 지역·재택으로’를 구호로 중학교 학군 정도의 지역을 단위로 지역포괄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경기도 안양의 카네이션하우스 등 일부 지자체에서 개별 사업의 형태로 실시하고 있는 사례들이 있지만 전국 단위로의 확산은 아직 더딘 형편이다.

복지부는 커뮤니티 케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월부터 추진본부를 구성하고,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 추진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을 올해의 핵심 과제로 정했다. 보건·복지서비스뿐만 아니라 주거복지, 고용 등 관계부처 사업들까지 이용자 중심으로 연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내년 시범사업을 목표로 하반기에 지자체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커뮤니티 케어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 외에 무엇보다 우리 각자가 이웃에 대한 관심과 포용으로 조그마한 공동체 일이라도 함께하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친구, 이웃보다 좋은 복지란 없다.

오늘부터라도 자주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좋은 아침이네요’ 하고 먼저 따뜻한 인사 한 마디 건네는 것은 어떨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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