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미세먼지의 습격 기사의 사진
출근길, 옅은 안개처럼 도심을 덮은 희뿌연 대기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대기가 정체되는 겨울에 이어 봄에도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의 습격이다. 23일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전북·영남권은 오전에 ‘나쁨’을 보인 곳이 많았다. 이틀 전 내린 비에 씻겨 내려갔을 것도 같은데 이러니 황사라도 겹치는 날을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의 일종이다.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와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로 나뉜다. 1㎛가 1000분의 1㎜이니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먼지다. 중국 네이멍구 사막지대 등에서 발생해 기류를 타고 날아오는 흙먼지인 황사와는 다르다.

미세먼지는 주로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나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다. 중금속,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쉽게 통과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건강에 더 치명적이다. 장기간 노출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천식 등 호흡기질환은 물론이고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디젤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일종인 BC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다.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 위험이 0.44%,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0.95% 증가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도 있다. 환경부가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1㎥안에 121∼200㎍이 예상될 때 ‘나쁨’ 등급이 부여된다. 이런 날은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데 ‘나쁨’ 이상의 예보가 잦아지고 있다.

정부가 심각성을 인식하고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친환경 보일러·차량 보급 확대, 석탄발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더디다. 국내 배출량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는 통제 범위 밖에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지만 건강을 위해 정부의 고강도 대책도 필요하지만 시민들도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환경부, 기상청, 환경과학원 등의 홈페이지나 기상정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미세먼지 예보나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등급이 ‘나쁨’이나 ‘매우 나쁨’인 날은 야외활동을 삼가고 외출할 때는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자구책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

라동철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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