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프리필드’ ‘프리컨설테이션’ ‘디브리핑’… 선교 용어 너무 어려워요!

영어식 표현 많이 쓰는 선교계

“미션포럼 오프닝 워십 후 안식년 선교사 리트릿 프로그램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됩니다.”

최근 열린 한 선교사 모임에서 사회자가 이렇게 광고하자 현장에 있던 교인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안식년 맞은 선교사들의 휴식 계획을 발표한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영어를 써가며 안내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사회 전반에서 외국어 대신 순화한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선교계만큼은 여전히 예외다. 수많은 영어식 표현이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예를 든 건 극히 일부다.

‘Pre-Field’(파송 전) ‘On-Field’(선교지 사역) ‘Post-Field’(은퇴 후)나 ‘Pre-consultation’(사전협의회) ‘BAM’(Business as mission·비즈니스 선교) 등이 선교사들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선교 용어’들이다.

뜻을 유추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아예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디브리핑(Debriefing)’이 대표적이다. 보통 디브리핑은 일을 마친 뒤 사후에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선교계에선 ‘정신건강 문제를 확인하고 적절한 수준의 치료나 관리를 받기 위한 과정’이라는 복합적 의미로 사용된다.

심지어 6월 부산에서 열리는 선교전략회의도 ‘NCOWE’(National Consultation Of World Evangelization)라는 영어 약어로 더 많이 불린다. 이 정도면 선교사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암호다. 지역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에겐 낯선 선교용어들이 오히려 선교에 참여하는 것을 막는 유리장벽과 같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선교계에서 유독 영어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뭘까. 한국일 장로회신학대 선교학 교수는 “많은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서구 선교사들과 협력 사역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고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다만 선교의 확장을 위해 교회의 참여를 끌어내야 하는 선교사들이 지역교회 목사와 교인들을 만날 때만이라도 순화된 우리말로 쉽게 설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용중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도 “선교 동력화를 위해 선교사들이 친절한 배려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선교사들에겐 공용어이지만 교인들에게는 낯선 용어들이 분명 있다”면서 “친숙한 선교를 위해 친절한 우리말로 설명하고 표현하려는 선교계의 배려가 분명 필요하다”고 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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