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만우절 기사의 사진
내일은 만우절(萬愚節)이다. 많은 이들이 4월에 바보가 되는 날이라 해서 영어로는 ‘April Fools’ Day’로 불린다. 만우절과 관련해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프랑스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제일 유력하다. 중세 유럽은 부활절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겼는데 그 날짜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해마다 들쑥날쑥했다.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프랑스의 왕 샤를 9세는 1564년 새해 첫날을 그해 부활절인 4월 1일에서 1월 1일로 바꾸었다. 하지만 당시 통신망이 좋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날짜에 맞춰 파티를 열고 신년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신년 날짜가 바뀐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르는 이들을 비웃으며 놀린 일이 있었는데 이게 만우절의 기원됐다는 것이다.

만우절 하면 떠오르는 방송사는 영국 BBC다. 거의 해마다 기발한 만우절 장난을 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중 최고 히트 작품은 2008년 내보낸 ‘하늘을 나는 펭귄’이다. BBC는 남극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 무리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전했다. 몇몇 펭귄들이 추위를 피해 하늘을 날아 남미까지 여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테리 존스의 스튜디오 촬영과 함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것인데 많은 시청자들이 속아 넘어갔다.

거짓말이 용인되는 날이기에 기업들도 유쾌한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곤 한다. 이런 만우절 이벤트가 실제 제품으로 탄생한 경우도 많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위치 기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도 만우절 동영상에서 시작됐다. 2014년 만우절 때 포켓몬 컴퍼니와 구글이 합작해 만든 이 영상은 구글맵에 숨은 야생 포켓몬을 모두 잡으면 구글이 포켓몬 마스터로 특채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이 엉뚱한 동영상은 세계 각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포켓몬고 개발로 이어졌다.

국내 한 취업포털의 30일 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 10명 중 9명이 만우절에 장난삼아 거짓말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로 대상은 친구와 선후배였다. 팍팍한 생활로 삶의 여유를 점차 잃어가는 이때,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이날 하루만은 웃을 수 있는 날이 됐으면 한다.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청량제 역할의 만우절 말이다.

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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