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종교기관 신뢰도, 3년 연속 떨어져

전국 성인 남녀 8000명 면접 조사… 20대 “신뢰한다” 33%로 최저

종교기관 신뢰도, 3년 연속 떨어져 기사의 사진
종교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젊은 층의 종교 신뢰도가 최하위로 나타나면서 다음세대를 향한 신뢰 회복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2017 사회통합실태조사-신뢰 부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국의 만 19∼69세 남녀 8000명을 면접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특정 교파 대신 ‘종교기관’으로 뭉뚱그려 실시한 신뢰도 조사 결과, ‘맡은 일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믿는다’에 대해 ‘약간 신뢰’와 ‘매우 신뢰’를 포함한 ‘신뢰한다’는 응답이 40.9%였다. 전년도 조사 결과(45.1%)보다 4.2%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최근 5년간 추이(그래프 참조)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연령대별로는 20대(20∼29세)가 33.6%로 최저였다. 이어 30대(39%) 40대(42.8%) 50대(44.4%) 60대(44.7%) 등으로 젊을수록 종교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주요 기관별 신뢰도를 비교한 결과, 종교기관은 의료기관(58%) 금융기관(52%) 군대(43%) 등에 이어 10위에 그쳤다.

국내 종교인구 가운데 기독교(967만6000명·2015년 기준) 인구가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종교 신뢰도 추락세는 남의 얘기로만 치부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삶과 신앙의 괴리, 포스트모더니즘의 확산 등을 신뢰 저하 요인으로 꼽는다. 오랜 기간 정직 운동을 펼쳐 온 손봉호(고신대) 석좌교수는 3일 “종교인들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기독교를 비롯해 삶과 신앙이 동떨어진 종교인들의 위선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박제민 팀장은 “종교기관은 다른 기관보다도 더욱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게 마땅하다”며 “하지만 종교기관도 똑같이 부패하거나 오히려 사회 개혁에 발목 잡는 모습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 층의 종교 불신과 관련,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봉착한 문제에 대해 종교로부터 도움 받는 게 없다는 인식이 녹아 있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은혜 장신대(기독교윤리학) 교수는 “기성세대의 신앙이 젊은이들의 일상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박 팀장은 “지난해 기윤실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신뢰도 회복을 위한 활동으로 ‘윤리 회복과 도덕 실천운동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45.3%로 가장 많았다”면서 “종교기관에 걸맞은 도덕성 회복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재찬 장창일 이현우기자 jeep@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