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시사풍향계

[시사풍향계-배재근] 생활쓰레기 대책 이래야 한다

[시사풍향계-배재근] 생활쓰레기 대책 이래야 한다 기사의 사진
폐기물 감량화와 동시에 재활용 촉진을 위해 1992년부터 재활용촉진법을 제정, 재활용가능자원 분리수거, 포장재 발생 억제, 1회용품 사용 규제, 분리배출 표시,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 등을 실시하면서 재활용이 활성화됐다. 분리수거가 안정화되면서 2003년부터 폐비닐류까지 분리수거를 확대했다.

단일성분의 포장용기류(PET, PE, PP 등)는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는 등 그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으나, 복합성분인 폐비닐류는 재활용방법이 한정돼 있어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재활용 가능 자원의 수집체계는 단독주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지자체 직영체계와 공동주택 관리주체와 계약해 수집운반하는 민간수집체계로 구분이 가능하다. 이번에 문제된 영역은 민간수집운반이다. 지자체의 지원 없이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재활용가능자원 중에서 고철과 PET 등은 유가자원으로 이익을 남기고, 폐비닐은 수집운반비만을 받거나 무상으로 재활용업체에 넘겨 왔다. 그런데 최근 폐비닐류의 재활용수요가 없어지면서 처분비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수집운반을 포기하고 있다. 환경부와 수거에 합의했다지만 영업이익 창출이 어려워 민간기업으로선 더 이상 수거가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생활에서 발생하는 폐비닐은 연간 60만t 정도이며, 그 중에 10% 정도는 물질재활용, 90%는 고형연료 등으로 써왔다. 폐비닐 수거 거부사태는 작년 7월 중국이 예고하고, 올해 1월부터 실시한 폐플라스틱의 수입금지조치도 영향을 주었으나, 직접적인 영향은 에너지재활용체계의 붕괴다. 폐비닐의 대부분은 수집·운반, 선별, 파쇄해 SRF(Solid refuse fuel) 제조에 활용됐으나 폐자원에너지화 정책의 후퇴, 고형연료 규제강화 등으로 대규모수요처(화력발전소 등)에서 사용을 중지하면서 폐비닐 사용이 외면당하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 비닐류 제조단계부터 최종 재활용품의 수요처까지의 물질 흐름에 따른 대책이 요구되며 단기 중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현 가능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15년 동안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갖추어진 폐비닐의 분리배출, 수집운반, 재활용체계를 포기하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 크다. 분리수거는 계속하면서 재활용체계를 점진적으로 정비해 가야 한다.

단기적으로 폐비닐의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재활용체계에서 폐비닐만 공공이 수거해 처리해준다면 관련 민간업체의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다. 폐비닐은 수출해서는 안 되며, 국내에서 순환이용되는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현재 10%밖에 되지 않는 물질재활용 비율을 높여가고, 붕괴된 고형연료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비닐은 이물질이 포함돼 있어 세척공정 없이는 양질의 재활용 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며, 세척공정이 추가되면 재활용비용이 증가한다. 중기적으로 폐비닐 수거대상을 재질 표시 제품으로 한정하고, 이물질이 포함된 것은 배출하지도 수거하지도 않아야 한다. 폐비닐류만을 별도의 봉투에 분리 배출하는 배출제도 개선도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환경마크제도, 우수재활용제품(GR)제도를 실시해 공공기관의 재활용품 우선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물질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모든 재활용제품에 대한 인정제도가 필요하다. 인정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사용자에게는 다양한 지원과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모든 비닐류 포장재 제품을 포함시키고, 생산자가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폐비닐류의 수거거부 사태는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비닐류 포장제품 생산자, 분리 배출책임을 지는 국민, 수집·운반 및 재활용업체, 재활용제품 수요처 모든 영역의 책임이다. 이번 비닐 쓰레기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의식이 한층 개선돼 폐기물의 발생을 줄이면서, 자원 순환형 사회가 조기에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