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생활 쓰레기 섞여 큰 애로… 재활용 20%만 다시 쓰여” 기사의 사진
서울 양천구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에 4일 각종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있다. 이곳에서 처리하는 재활용 쓰레기 중 80%는 재활용되지 않는 잔재폐기물이다. 강경루 기자
선별장마다 20∼30명씩 쓰레기 10여가지로 분류
옷·신발·음식물까지 나와… 페트병 속 꽁초 일일이 빼내
일반주거지·상가 건물도 분리수거 철저히 해야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생활 쓰레기와 섞어 배출하는 게 큰 문제예요.”

서울 강남구에서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을 운영하는 센터장 A씨는 야적장에 5m 높이로 쌓인 쓰레기더미를 가리키며 말했다. 쓰레기더미 속에서 아이 신발과 옷가지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모두 의류수거함에 버려야 하는 것들이다. 생활 쓰레기인 쌀자루도 있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자 A씨는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까지 버려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의 경우 부녀회에서 ‘재활용 쓰레기는 나눠서 배출하라’고 방송 등으로 독려해 분리수거가 잘되는 편이지만 단독·연립주택은 간섭하는 사람이 없어 재활용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를 구분하지 않고 한 봉투에 넣어 버린다”고 토로했다.

아파트는 민간 재활용업체와 계약해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지만 단독·연립주택 등 일반 주거지역과 상가 건물에서 배출한 재활용 쓰레기는 각 구청에서 처리한다. 강남구청 소유 부지(2만1487㎡·6500평)에서 민간 사업자가 위탁 운영하는 이 선별장에선 하루 평균 70∼75t의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서울에 이런 선별장은 총 16곳이 있다. 이들이 하루에 처리하는 재활용 쓰레기의 양은 지난해 기준 792t이다.

문제는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섞여 들어오는 탓에 이를 선별하는 데 돈과 시간이 더 든다는 점이다. 재활용 쓰레기는 작업자 20∼30여명이 일일이 손으로 골라내 10여 종류로 분류한다. 선별 작업자 B씨(60·여)는 “페트병 속에 담배꽁초를 채워서 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것도 우리가 일일이 다 빼내야 한다”며 “요즘처럼 물량이 많을 때는 야근까지 해야 해서 몸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A씨는 “분리수거를 지금보다 30% 정도만 잘 해줘도 직원들 근무 여건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양천구의 재활용 선별장에서 만난 안소연 금호자원 대표는 “잔재폐기물 처리도 큰 문제”라고 했다. 잔재폐기물이란 재활용 선별장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고르고 남은 쓰레기다. 통상 선별장에서 압축 처리한 후 고형연료나 파쇄연료를 만드는 업체에 비용을 내고 처리한다. 1t당 10만∼12만원 정도를 낸다.

이곳에서 처리하는 재활용 쓰레기 50t 중에서 실제 재활용품으로 분류되는 건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가 재활용되지 않는 잔재폐기물이다. 안 대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가 섞여 들어와서 잔재폐기물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별장은 이로 인한 비용 문제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며 “직원들도 이를 걸러내느라 근무시간이 한없이 늘어난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선 예산이 낭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단독·연립주택 등 일반 주거지역과 상가건물에서 분리수거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처럼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배출하면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손해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제주도에서 시행 중인 거점 수거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5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해 7월부터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실시하고 있다. 격일로 플라스틱과 종이류를 배출하고 스티로폼, 병류, 캔·고철류는 지정된 곳에만 버려야 한다. 아파트, 단독주택, 상가건물의 구분이 없다. 제주시청 관계자는 “폐비닐의 경우 시행 전인 2016년에는 355t만이 재활용으로 수거됐는데 시행 후에는 2469t으로 늘어났다”며 “품목별로 모으다 보니 이물질이 묻거나 오염될 확률도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날 2차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가 이낙연 국무총리가 “현장에서 재활용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혼선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대책 발표는 시기상 맞지 않다”고 질타하자 대책 발표를 취소했다.

손재호 강경루 조민아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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