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토요예배는 흩어짐을 위한 충전소”

만나교회의 파격 시도 ‘담장을 넘는 토요예배’

[현장]  “토요예배는 흩어짐을 위한 충전소” 기사의 사진
만나교회 성도들이 7일 ‘우리는 흩어지기 위해 모입니다’를 표어로 첫 토요예배를 드리는 장면. 김병삼 목사(무대 왼쪽 세 번째)는 주일에 펼치는 교회봉사, 지역사회 사역을 앞둔 성도들을 위한 파송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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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흩어지기 위해 모입니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의 만나교회(김병삼 목사)가 4월부터 ‘담장을 넘는 토요예배’를 시작하면서 내건 표어다. 토요예배는 교인들을 지역 사회와 봉사 현장으로 적극 파송하고 기존 공간 활용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교회가 부흥하는 경우에도 새 건물을 짓기보다는 기존 자원을 활용해 예배와 사역에 최대한 집중해 성장주의 패러다임을 탈피하자는 것이다. ‘주일 예배’에 익숙한 기존 목회자들과 성도들로서는 파격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7일 오후 만나교회의 첫 토요예배에 참석했다.

김병삼 목사는 “토요예배는 흩어짐을 위한 충전소”라고 강조했다. 주일에 교회 봉사, 지역사회 사역 등에 적극 참여하는 신자들은 토요예배에 참석해 매번 파송식을 갖는다. 토요일에는 평소보다 길게 진행되는 예배에 참석해 힘을 얻고, 주일에는 봉사와 사역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다.

만나교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에 소속돼 있는 건전한 교회다. 일부 이단 교파처럼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토요일만이 참된 안식일이라고 강조하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통합 고신과 기감 등으로부터 이단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오후 5시 시작된 예배의 총 소요 시간은 1시간30분. 평소 주일예배(약 50분)보다 여유롭게 진행됐다. 성도들은 약 40분에 걸친 설교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를 대부분 찬양과 기도에 집중했다. 일부는 예배가 끝난 뒤에도 후속 예배가 없어 계속 자리에 남아 개인 기도 시간을 가졌다. 주일예배 때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김 목사는 “주일마다 교회봉사와 지역사회 사역에 나서는 신자들이 사실 예배에 봉사까지 겹치면 지치는 경우가 많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되는 토요예배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충분히 충전 받은 다음 헌신의 자리로 나아가자는 뜻을 모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첫 토요예배에 참석한 성도는 1050여명으로 전체 교인(1만여명)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주일마다 반복되는 주차대란 같은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향후 예배 인원이 분산되면 일요일에도 혼잡 사태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70개에 달하는 교회 내 소그룹 모임 공간 활용도도 높아져 성도 간 교제도 더 원활해질 전망이다. 그동안에는 소그룹 모임 공간 한 곳당 10명씩 써도 700명밖에 쓸 수가 없었다.

예배에 참석한 박주호(51) 집사는 토요예배에 참석한 다음 일요일에는 교회 미디어사역, 경기도 광주 외국인노동자 사역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직장인이라 토요일에 쉬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면서도 “한국교회가 기존의 교인 수 증가, 건축 위주의 성장주의 프레임을 깨고 세상에 나가서 섬겨야 진정한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는 취지에 공감해 예배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성남=글·사진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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