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용백] 신용카드 희비 기사의 사진
신용카드는 신용사회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1949년 미국 시카고의 사업가 프랭크 맥나마라에 의해 탄생하며 신용사회의 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신세계백화점이 삼성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한 게 처음이다.

개인 신용도를 상징하니 여러 신용카드가 꽂힌 지갑이 한때는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박봉에다 유리지갑인 월급쟁이들은 부족한 생활자금을 융통하려고 고금리의 신용카드 대출에 기대곤 했다. 신용카드 몇 개로 번갈아 대출해 신용카드 빚 ‘돌려 막기’를 하다가 불행한 결과를 맞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각종 마일리지와 할인 혜택이 쏠쏠해지면서 신용카드 발급은 갈수록 늘고 있다. 2017년 기준 발급된 신용카드는 1억장에 이른다고 한다. 만 20세 이상 1인당 2.2장의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한 해 788조1000억원을 결제했다. 앞으로는 모바일이나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의 진화로 신용카드 직접 이용은 줄어들 전망이다.

신용카드는 금융정보 관리가 강화되면서 투명사회를 촉진하는 역할까지 한다. 그 사용 내역은 각종 사건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7년 전 아내를 살해하고 실종을 가장한 남편이 아내의 신용카드로 술값을 결제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미투’ 사건 가해자 정봉주 전 의원의 정치인생이 막을 내린 것도 신용카드 사용 때문이었다. 거짓 해명으로 피해자들을 되레 압박하다가 사건이 발생한 호텔에서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KBS 사장 후보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밤 부산의 한 노래방에 간 사실을 부인했다가 신용카드 영수증이 나와 사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밝히는 데도 이영선 당시 청와대 행정관의 당일 신용카드 사용이 증거가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7년 7월까지 ㈜다스의 법인카드를 몰래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심증을 키웠다.

신용카드 결제 혜택 중 뭐니 뭐니 해도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꼽힐 것이다. 1999년 자영업자의 세원 양성화와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을 덜어준다며 도입됐다. 그 혜택이 일몰 규정으로 올 연말로 끝나게 된다. 제도 취지인 과표 양성화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7월쯤 심층평가 결과를 반영한 2018년도 세법 개정안을 마련, 9월 국회에 제출한다. 다양한 검토가 있겠지만 ‘13월의 월급’을 기다리는 월급쟁이들로서는 벌써부터 결론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김용백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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