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같이 챙겨 배제… 朴정부 ‘블랙리스트 9473명’ 전원 당했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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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이 사령탑… 국가기관 총동원 한·프랑스 130년 행사 등 배제 부당하다는 내부 의견은 무시

박근혜정부가 문화예술계 9473명의 블랙리스트 명단을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하는 자료로 치밀하게 활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세월호 시국선언,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문재인 지지선언, 박원순 지지선언 명단에 오른 이들이 블랙리스트로 분류돼 정부 지원에서 배제되는 등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10일 서울 종로구 진상조사위 사무실에서 “2015∼16년 100억원 이상 투입된 ‘한·불 수교 130주년 상호교류의 해’ 관련 행사에서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명단만 있을 뿐 실제 활용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으나 이 명단을 근거로 정부가 지원 배제 여부를 일일이 검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는 ‘청와대가 지시(교육문화수석실)→국정원이 검증→문체부가 블랙리스트 하달→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이 점검→해외문화홍보원·예술경영지원센터가 실행’ 등의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60쪽 분량의 명단은 문체부 오모 사무관이 해외문화홍보원에 직접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행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가 부당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에게 가면 안 된다”(당시 김종 문체부 2차관) “정부 반대 예술을 하려면 자기 돈으로 하라는 것, 영혼을 찾고 싶으면 공무원 말고 다른 것을 하라”(당시 박모 해외문화홍보원장)는 식으로 제동이 걸렸다.

실무 직원 A씨는 박 해외문화홍보원장에게서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이 민감하게 생각한다. 문체부에서도 명단을 보고 있으니 잘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이모 프랑스한국문화원장은 담당자 B씨에게 “(블랙리스트 적용 사실을) 절대 밖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 “죽을 때까지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적용 결과 이응노미술관 지원 철회, 노순택 사진작가 작품 검열, ‘무브먼트당당’ ‘빛의 제국’ ‘이미아직’ 등의 공연에서 블랙리스트 예술인 배제, 파리도서전에 황석영·한강 등 작가 배제 시도, 영화 ‘변호인’ ‘설국열차’ 등 검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지원 배제 등이 이뤄졌다. 동명이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엉뚱한 인물이 블랙리스트로 지목된 사례도 있었다.

최순실이 실소유주였던 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정부 예산을 특혜 지원한 것도 확인됐다. 플레이그라운드는 ‘K-CON 2016 프랑스’ 행사에서 한식체험전을 운영했는데, 청와대 지시가 내려와 운영 예산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증액된 것도 확인됐다. 이 행사에는 박 전 대통령이 참석해 붕어빵을 시식하기도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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