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에도 흔들리지 않을 믿음의 ‘예방약’

위로의 하나님/D A 카슨/한동수 옮김/CLC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을 믿음의 ‘예방약’ 기사의 사진
픽사베이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한국 현대사에서 4월은 잔인하리만치 아픈 달이다.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제주 4·3사건, 4·16 세월호 참사 4주기, 4·19혁명 기념일에 이르기까지 기억해야 할 죽음들이 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엔 국가 권력에 의한 민간인의 희생과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비극들이 존재한다.

이것이 기독교 밖의 사람들에겐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드는 이유가 됐다. 동시에 기독교인에게도 ‘그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는가’라는 질문을 품게 했다. 성경 속의 욥이나 예레미야, 하박국이 그랬던 것처럼 악과 고난의 문제를 두고 씨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세계적 신약학자인 미국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대학원의 D A 카슨 교수가 쓴 ‘위로의 하나님’(CLC)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카슨 교수는 팀 켈러 목사와 더불어 미국의 건강한 복음주의 흐름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신학자다. 얼마 전 내한했던 켈러 목사의 책 ‘고통에 답하다’가 기독교 밖의 사람들에게 인간의 고통을 설명했다면 카슨 교수의 이 책은 기독교인을 상대로 쓰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스스로도 고난의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보다 ‘예방약’에 가까우며, 비신자보다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삶에서 고난을 맞닥뜨리기 전에 이 문제를 성경적으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납득할 수 없는 돌발 상황에 직면할 때 “맹목적인 믿음은 아무런 위로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저자는 “고난의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그리스도인은 그들의 신앙이 변치 않는다는 확신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며 고난과 악이 우리를 궁지에 몰아넣을 때 성경의 많은 강조들이 어떻게 위로의 성벽이 되어 줄 수 있는지 소개한다. 기독교인이 악과 고난에 대해 알아야 할 성경적인 주제를 사회적인 악, 가난, 전쟁, 자연재해, 하나님 백성의 고난, 질병, 죽음, 사별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그는 특히 4장에서 ‘사회적인 악’을 다루면서 국가가 예방하거나 범하는 악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성경은 국가가 이상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악을 억제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국가가 악을 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한다. 국가가 어떤 때에는 우리를 고난으로부터 보호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고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의미이다.”(78쪽)

많은 신학자들이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로 시작하는 로마서 13장 1∼5절을 인용할 때 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이렇듯 국가가 양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국가가 공의를 행하는 하나님의 종일 경우에는, 양심을 위해 국가에 복종해야 한다”며 “반면 국가가 악의 도구가 된다면 국가에 저항해야 한다”고 명쾌하게 선언한다.

각 주제별로 성경구절과 신학적 논거를 토대로 퍼즐 조각의 정체를 하나씩 파악한 뒤 이 퍼즐을 큰 그림으로 맞춰나가는 작업을 시도한다. 하나님은 주권적이시고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이며, 그럼에도 악과 고통이 존재하는 현실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그는 하나님 또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고난당한 분임을 상기시키면서, 우리가 섭리의 신비를 통해 진정한 하나님의 위로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악에 관한 여러 물음에 대해 해답을 찾는 방법은 오만한 설명으로 악을 해명하는 게 아니라 세상과 그들 자신 속에 있는 악과 싸우고 악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통함, 자기연민, 하나님께 대한 분노, 또는 진부한 상투어와 신앙적인 말투’가 아니라 ‘인내와 오래 참음, 고난당하시고 악과 싸워 승리하신 하나님을 향한 믿음 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추천사에 “고통의 순간, 하나님도 그 자리에서 함께 고통을 당하고 계신다고 말하고, 고난 가운데 유일한 성도의 위로는 하나님의 함께하심과 그분을 신뢰하는 믿음에 있다는 저자의 표현이 참 좋다”며 “이 책을 통해 고난은 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욱 붙잡는 것이며 신앙이 더욱 깊어지는 때라는 사실을 발견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