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가해자 두둔하는 설교하지 말라”

‘하나님가라사대미투’ 워크숍

“목회자, 가해자 두둔하는 설교하지 말라” 기사의 사진
교인들이 10일 ‘하나님가라사대미투’ 워크숍에서 성범죄 관련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교회 내 성범죄와 관련한 구체적 행동 방법을 담은 매뉴얼이 나왔다. 성범죄 관련 규정이 미비한 한국교회 상황에서 향후 교단 차원의 교재 발간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과 믿는페미, 감신대 총여학생회 등은 10일 서울 용산구 청파로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서 ‘하나님가라사대미투’ 워크숍을 개최하고 성범죄와 관련된 구체적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제작했다. 매뉴얼은 이날 참석한 40여명의 여성 성도들이 각자 의견을 내고 종합했다.

참가자들은 ‘가해자’ ‘가해자 주변인’ ‘피해자’ ‘목회자’ 등 크게 4가지 영역에서 매뉴얼을 내놓았다. 여기엔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가해자 매뉴얼’이 눈길을 끌었다.

가해자 매뉴얼에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판단하기보다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라” “자숙과 반성 뒤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해결하도록 하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 피해자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절대 입 밖에 내지 말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방안이 담겼다. 가해자 주변인의 경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고 공유하지 말라”는 행동 원칙이 제시됐다.

목회자 매뉴얼에는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옹호하는 설교를 하지 말자” “용서를 강요하지 말라”는 등 영적 공동체의 리더로서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성범죄가 발생한 교회 공동체의 대처법으로 ‘성범죄 관련 특별위원회 구성’, ‘고소 여부 등 피해자 요구사항 확인’, ‘피해자 법률·의료 지원 및 전문기관 안내’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피해자에 대해서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며 피해 사실을 덮지 않아도 된다’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기획정책실장 최소영 목사는 “매뉴얼 내용은 전문가 감수를 거친 뒤 다음 달 중 감리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가 발간하는 성폭력 예방교육 교재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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