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미 재무부는 14일 ‘주요 교역상대국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한국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기존 관찰대상 5개국에 인도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해에도 관찰대상국이었다. 보고서에는 종합무역법상 환율조작국이나 교역촉진법상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다.

미국은 해마다 두 차례 현저한 대미무역수지 흑자,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 등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대미무역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2개 항목에서 기준치 초과로 관찰대상국이 됐다. 한국 정부는 원·달러 환율에 쏠림현상이 발생할 때면 ‘미세조정(smooth operation)’을 하는 수준이라며 미국의 의심에 맞서 왔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미국은 보고서에서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한국 정부를 이례적으로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자국의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대규모 보복관세를 들먹이며 전방위 무역전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한국도 예외 없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하반기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율 변동에 대한 정부 대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원화 가치의 절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자주 공개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환율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연쇄적으로 수출입 여건과 무역수지 변화를 불러온다. 외환시장 개입 정보 공개는 신뢰를 주면서도 우리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로서는 다양한 분석과 함께 경제외교 역량을 한층 강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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