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일자리 만드는 ‘생산적 대출’ 줄였다… ‘이자장사’ 몰두 기사의 사진
국내 은행이 지난해 11조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남겼지만 ‘생산적 대출’을 외면하고 있다. ‘이자 장사’에 몰두할 뿐 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생산적 대출의 비중은 7년간 줄곧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등 손쉬운 대출에만 집중한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국책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국내 은행 12곳이 ‘생산적 금융’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생산적 금융이란 생산적 분야에 자금을 빌려줘 일자리 확대 등에 기여하는 금융을 뜻한다. 금감원은 은행이 기업에 빌려준 대출 자금이 일자리 창출, 생산 유발, 신용대출 등 3가지 기준에서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 살펴봤다.

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생산적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4%에서 2013년 말 43.8%로 꺾였고, 2016년에 30%대로 주저앉았다. 이 비중은 지난해 말에 37.8%에 그쳤다. 은행의 전체 대출 대비 ‘생산유발 효과가 있는 생산적 대출’ 비중도 2013년 말 44.4%에서 내리막을 타면서 지난해 37.1%까지 내려앉았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일자리 창출이나 생산 유발 효과가 적은 부동산업 대출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010년 말 68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3억1000억원으로 배 이상 뛰었다. 반면 전자·철강·건설 등 생산 유발,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업종의 대출 비중은 쪼그라들었다.

기업의 담보·보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 비중도 감소했다. 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기업 신용대출 비중은 2010년 말 51.7%에서 지난해 말 34.8%로 크게 줄었다.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비중 자체가 줄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569조4000억원으로 2010년 말보다 40.8% 늘었지만, 비중은 2010년 48.8%에서 지난해 말 46.7%로 되레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4년 이후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가계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자영업대출 등 안전자산 위주로 돈을 빌려줬다”며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확대하는 등 생산적 분야로 돈이 흐르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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