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과 싸우는 국민스포츠… KBO·KBL 판정논란 ‘흥행 찬물’ 기사의 사진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정규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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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판정 의혹으로 팬들 실망… 일관성 상실 승부 변수 부상
심판-선수 불만·반목 깊어져
농구 챔프전 석연찮은 판정… 감독 테크니컬파울 승부 갈라
야구도 홍역치르긴 마찬가지… 스트라이크존은 ‘불신의 존’
심판 교육·과학기법 확대해야


‘국민 스포츠’ 프로야구와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농구가 연일 판정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판정 논란이 계속된다면 팬들이 떠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코어는 졌어도 농구는 이겼다고 생각한다.” 프로농구(KBL) 원주 DB 이상범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뒤 이처럼 직설적인 비판을 제기했다.

이날 4쿼터 종료 17초를 남기고 80-82로 뒤지고 있던 DB의 이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그 정도 항의에 테크니컬 파울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SK는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는 물론 테크니컬 파울로 추가 자유투 1개와 공격권도 얻어냈다. 종료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공격권까지 확보한 것은 절대적으로 SK에 유리했다. 결국 자유투 3개 중 2개를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은 SK는 접전 끝에 87대 85로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 전적을 2승 2패 원점으로 만들었다.

경기 직후 많은 팬들은 “심판이 경기를 지배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뜩이나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는 심판의 홈콜(홈팀에 유리한 판정), 특정팀 편파콜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 잔치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오자 팬들의 불신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개막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에서도 연일 판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 이용규는 지난 13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회말 루킹 삼진을 당한 후 주심에게 항의를 했다.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하지만 앞서 4회초 삼성 이원석이 삼진을 당한 후 강하게 어필했을 때에는 퇴장 조치가 없었다. 같은 판정 항의에도 이용규만 퇴장을 당하자 논란이 커졌다. 심판진은 “이용규의 퇴장 사유는 욕설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수긍하는 팬들은 많지 않았다.

판정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은 급기야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까지 열릴 정도로 심각해졌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는 지난 10일 삼성전에서 투수의 연습투구를 갑자기 피하면서 뒤에 있던 주심이 공에 맞을 뻔 했다. 앞선 타석에서 양의지가 삼진 아웃을 당한 뒤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드러낸 장면과 연결돼 양의지가 일부러 공을 놓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O는 지난 12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양의지에게 제재금 300만원과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80시간의 처분을 내렸다. 팬들은 “심판도 판정을 잘못하면 상벌위원회에 회부돼야 한다”고 흥분했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는 “판정 논란이 이어지면 스포츠 전반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팬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며 “심판에 대한 교육 강화는 물론 비디오판독 등 과학적 기법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히는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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