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성윤모 특허청장 “4차 산업혁명은 스피드… AI 등 7개 분야 특허권 우선 심사” 기사의 사진
성윤모 특허청장이 지난 11일 서울 역삼동 지식재산센터에 있는 특허청 서울사무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 청장은 “오는 26일부터 7개 분야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특허 심사를 우선 실시하는 등 돈되는 강한 특허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학 선임기자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개발한 기술을 특허로 출원한 경우 특허권은 누구에게 귀속될까. AI가 스스로 발명을 완성할 수 없고 인간의 관여가 필요한 현재의 약한 AI 기술 단계에서는 사람이 발명자가 되고, 특허권도 발명자에게 귀속된다. 하지만 AI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발명을 완성할 수 있는 강한 AI 기술 단계에 이르면 문제가 달라진다.

지난 11일 서울 역삼동 지식재산센터에서 성윤모 특허청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빠르게 진행될 기술 혁신과 이를 지식재산(IP)으로 만들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특허 정책 등에 관해 인터뷰를 했다.

만난 사람=김재중 산업부장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특허는 기존과 어떻게 다른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은 기존과 많이 다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하는데 원래 없던 기술은 아니지만 다 모아놓으면 새로운 제품 기술이 나온다. 이 영역에서 어느 정도 범위까지 발명으로 인정하고 독점권을 줄지가 전 세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가 이 정책을 어떻게 갖고 가느냐가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특허 전쟁이 예상된다. 다른 나라보다 특허권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 계획인가.

“오는 26일부터 인공지능, IoT, 3D 프린팅, 자율주행, 빅데이터, 클라우드, 지능형 로봇 7개 분야 특허 출원에 대한 우선심사를 실시한다. 또 4차 산업혁명 기술 등 정책적으로 필요한 분야에는 6개월 내 특허를 내주는 신속심사 제도를 적용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강점은 ‘스피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스피드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우리 강점인 스피드를 발휘해 각 기술의 특징을 신속하게 융합·연결·응용하면 프런트 라인에 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돈이 되는 강한 특허’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그동안 특허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은 심사 단계에서 심사관 노력에만 한정돼 왔다. 앞으로는 연구·개발(R&D), 출원, 심사 등 특허가 만들어지는 모든 단계에서 정부, 기업, 대학, 연구소가 모두 참여해 특허 품질이 높아지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 특히 R&D 단계에서 특허청이 보유한 전 세계 3억여건의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부가가치의 원천·핵심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IP-R&D 전략 지원 사업을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중심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특허청은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좋은 특허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지만 창출된 기술을 잘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세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첫째, 지식재산권을 침해당한 중소·벤처기업이 충분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침해 관련 입증 책임을 대기업에도 부과할 방침이다. 둘째, 사법 절차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서 행정부가 직권으로 기술 침해 문제를 조사해 시정을 권고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 또 중소·중견기업의 특허분쟁 비용을 지원하고 컨설팅으로 특허분쟁 대응 역량을 높이도록 돕는 특허공제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겠다.”

-해외에서 한국 기업이 특허 분쟁에 휘말리고 우리 상품이 도용당하는 일이 많은데 특허청의 대책은.

“해외지식재산센터를 2022년까지 16개국 22곳으로 늘려 특허분쟁 대응, 지재권 출원비용 지원, 지재권 침해조사·행정단속 지원, 법률 상담 등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중국과 동남아에서 자주 발생하는 상표 도용에 대해선 지난해 1월부터 무단선점 상표 조기경보 체계를 도입해 모니터링 정보를 매월 제공하고, 해당 업체가 이의를 제기해 유사 상품 등록을 막도록 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 국내 심사 결과를 활용해 해외에서 조기에 권리 확보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2007년부터 특허심사하이웨이(PPH)를 도입해 미·EU·일·중 등 29개국과 시행 중이다. PPH는 특허 출원인이 동일 발명을 2개 이상의 국가에 출원하고 한 국가에서 특허 가능하다는 결과를 받은 경우 그 결과를 타국에 제출해 우선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나아가 2014년에 우리 제안으로 특허공동심사(CSP)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CSP는 두 나라에 출원된 동일 발명에 대해 출원인이 신청하면 양국 간 선행기술 조사 결과와 1차 심사처리 결과를 공유해 빠르게 심사해주는 협력 사업이다.”

-특허청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할 정도로 국제적 위상이 높다고 하는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허출원과 인구 대비 특허출원은 각각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또 특허와 상표, 디자인 분야에서 미국, EU, 일본, 중국과 함께 전 세계를 대표하는 지식재산 강국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IP5(지식재산권 선진 5개국), TM5(상표 선진 5개국), ID5(디자인 선진 5개국)의 회원국인데 이는 유엔 상임이사국의 위상과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선진 특허 행정을 수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1999년 세계 최초로 온라인 기반의 특허행정 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6년에는 특허행정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450만 달러 규모의 정보 시스템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로 특허 행정 수출의 사업모델을 확장할 것이다.”

정리=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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