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작품’ 시리아 공습, 북미회담에 파장… 압박효과? 집착유발? 기사의 사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AP뉴시스
북한 ‘비핵화 딜레마’ 절감 다자 안전보장 방안 고민할 듯…
美 정상회담 준비 소홀 우려… 트럼프 ‘전향적 대응’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시리아 공습은 미국과 비핵화 담판을 앞둔 북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위적 수단으로서 핵 보유를 주장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공습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뤄야 할 외교안보 현안이 분산되면서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이 ‘비핵화의 딜레마’를 거듭 절감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5일 “시리아 공습을 본 북한은 핵을 고수하다가도 맞을 수 있고, 포기했다가도 맞을 수 있다는 두 가지 생각을 모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에 응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온 대북 군사 옵션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면 미국의 군사 개입을 억지할 수단이 없어진다. 북한은 그동안 ‘핵 보유는 미국의 핵 위협에 대처한 정당한 방위 수단’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의 외교안보 분석업체인 스트랫포의 로저 베이커 부사장은 14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습과 관련해 “이것이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전적인 이유”라며 “핵무기를 가지면 이런 보복 공습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CNN은 “시리아나 리비아와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북한의 우려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난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시리아 공습은 대북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판 이후 첫 ‘액션’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고 교수는 “북한으로선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만으로 체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을 굳혔을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등 다자 간 안전보장 체제를 마련해 구속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전 미국의 시야가 분산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중동 정세는 미국의 안보 현안에서 늘 우선사항이지만 시리아 공습으로 더욱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공백과 맞물려 북·미 정상회담을 제대로 준비할 여력이 있겠느냐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내에서 시리아 공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돌파구를 찾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국내외적으로 성과를 낼 만한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북핵 문제에서 어떻게든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북·미 정상 간 타결을 보는 데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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