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루킹’, 靑 행정관 자리 요구했다 거절당해 기사의 사진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사 댓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닉네임 ‘드루킹’ 김모씨의 블로그.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 민주당 당원 김모(48·닉네임 드루킹)씨가 대선 이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김씨가 김 의원에게 청와대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수석실 행정관 자리에 지인을 추천했던 것으로 안다”며 “김 의원이 이를 거절하자 김 의원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김 의원에게 자신의 지인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보내달라고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14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선거가 끝난 뒤 드루킹이라는 분이 인사와 관련한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며 “청탁이 뜻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은 것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지난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에 자신이 운영하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대선 이후에도 끊임없이 여권 핵심 인사들과 접촉하려 했던 정황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김씨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6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 정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광화문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 대통령”이라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정부 인사들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8일에는 “이제부터 드루킹을 건드는 놈들, 진영을 가리지 않고 피똥싸게 해주겠다. 점잖게 대하니까 호구로 안다”며 분노하는 글도 올렸다.

김씨는 지난 1월 서울의 한 대학에서 진행된 경공모 강연에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초청하는 능력도 과시했다. 노무현정부 핵심 인사였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SNS로 강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역시 1월에는 현재 경기지사 후보로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전해철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한 대선 관련 여러 행사장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자신의 온라인상 영향력을 거듭 과시했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드루킹에게 이권을 주거나 밀접한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며 “진보를 표방하는 정치브로커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드루킹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김씨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인터넷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점과 지난해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김 의원과 김씨의 접촉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씨의 댓글 공작이 대선 기간에도 이뤄졌거나, 김씨가 어떤 방식으로든 문재인 캠프와 연계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될 경우 파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야당은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민주당 차원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규정하고 특별검사 수사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차원의 여론 조작과 국기 문란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특검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김 의원뿐 아니라 청와대의 댓글 조작 수사 개입 여부와 김씨가 8년간 운영한 느릅나무 출판사의 자금 후원 여부도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민주당 당원들이 조직적으로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댓글공작을 한 충격적 사실의 일부가 드러났다”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최승욱 하윤해 김판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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